한국일보

[삶과 생각] 아들과 고급 차

2023-11-06 (월) 김길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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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500 스포츠카다. 우선 목사가 허영심이 많은가 보다라고 제목만 보고 힐책부터 하지 말았으면 한다.
한때 한국의 인지도가 있는 목사가 벤추리(싯가 50만 달러)를 타고 다닌다 하여 속으로 ‘목사가 교인과 눈높이를 못 맞춘다’고 거든 적이 있었다.

그 후 사람들의 입방아가 세서였는지 그 차를 처리했단다. 아무리 교인이 사주었어도 그렇지.
아들 차 내용을 말하면 “에이” 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주인이 5번 바뀌고 6번째다. 년도는 2003년이니 20년이 지난 골동품이고 15만 마일 뛰었고 가격은 5,800달러짜리 차다. 시트가 낡고 찢어져 아들에게 물으니 300달러면 새것으로 바꿀 수 있단다. 그 문제는 아내가 차 산 기념으로 지불하겠다고 하니 해결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차의 서스펜션(얼개)를 한번 손을 보면 될 것같다. 껍질(겉)은 멀쩡하다.
오래 전 본인이 L.I 에서 목회할 때다. 롤스로이스를 가끔 탄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집 옆 그 차 매장에 데리고 가서 쇼윈도에서 먼저 그 차에 오른다.


그리고 옆자리에 태우고 이 차가 좋으면 한대 사든지 아니면 날 사주고 가라 조크한다. 그때는 현대 차도 아직 미국에 없던 때다. 기 죽이는 거다.

롤스로이스에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존F 케네디가 상원 시절 그 차를 사려고 신청했단다. 회사에서 답장이 왔다. “너 같은 지체가 낮은 사람에겐 팔 수 없다. “고. 후에 케네디가 대통령으로 당선 되니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젠 살 수 있다.”고. 그때 케네디 왈 “조금 있으면 미국 대통령 아니 세계 대통령이 될 사람도 몰라 보는 회사 차는 안 탄다” 했다.

그때만 해도 그 차는 수제로 만들고 각국의 왕이나 대통령에게만 팔던 때다.
한국에서는 고종 황제가 탔다. 지금은 공장에서 대량생산 한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살 수 있다.

아들 차 이야기가 나와 딴 길(삼천포)로 갔다. 주말에 차량 등록도 마쳤고 인스펙션도 다 했다.
영화배우보다 잘 생기고 멋있는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풋볼 선수와 바디 운동선수로 단련된 훤칠한 아들이, 겉이 멀쩡한, 흔히 영화에 나오는 고급 벤츠500 스포츠카를 몰고 달릴 것이다. 젊은 녀석들은 속도 모르고 겉만 보면 아마도 부럽겠지, 기대가 된다.

<김길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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