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인도계 대선 잠룡

2023-08-23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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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주자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도계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끝낼 모델로 한국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내년 치러질 미 대통령선거에 재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 3위로 등극했다고 한다.

인도계 대선주자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 대사를 역임했던 니키 헤일리도 있다. 즉 공화당의 세대교체에 인도계가 대거 등장한 것이다. 인도계로 당시 루이지애나 주지사인 보비 진달이 2016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적이 있지만, 현재 진행중인 인도계 정치바람은 뭔가가 좀 달라 보인다.

인도계 커뮤니티는 보비 진달을 비롯한 공화당 소속 인도계 미국인 대선 잠룡 3명이 당내 선두주자인 트럼프와 경쟁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에 크게 고무돼 있는 상태다.
가장 유력한 잠룡은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30대 젊은피인 비벡 라마스와미다.


그가 전국 여론조사에서 심지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마저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상태라면 내년 7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릴 공화당 전당대회가 매우 흥미로워질 것 같다.

비벡 라마스와미는 이민 2세로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바이오기업인 로이반트를 창업했다.

그는 사실 바이오전문 헤지펀드사 'QVT 파이낸셜' 출신의 억만장자다. 비벡은 로이반트 사장이었을 때 한국 SK사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통해 유망 신약 개발을 진행해 수많은 사람을 치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소프트뱅크와 SK로부터 수천억원을 투자받아 혁신 신약 플랫폼 구축에 함께하는 파트너십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그는 학벌만 좋은 게 아니라 아이디어와 비전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가이다 보니 기대가 클 수밖에... 그렇다보니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일예로, 라마스와미는 대중국 강경파로, 중국 공산당이 몰락할 때까지 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변할 정도다.

또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검찰기소로부터 트럼프를 사면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정치검사들에 의한 박해일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경쟁자인 트럼프를 옹호하고 있다.

이익여부를 떠나 원칙주의자처럼 보이는 라마스와미는 일부의 정치검사들이 트럼프 제거라는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정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벡 라마스와미는 기후변화나 성소수자 등의 정치현안들에 대해 강경보수적인 신념의 밀레니얼 청년이다.

지난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온 대만계 앤드루 양이 약간 가벼운 이미지의 소수민족 출신 후보라면, 비벡은 좀 무게가 있어 보이는 인재같다. 그가 한때 트럼프와 양대 산맥처럼 강력 대선후보 이미지를 지녔던 디샌티스를 제쳐버린 것을 보면 보통내기는 아닌 듯싶다. 니키 헤일리나 진달과는 말솜씨나 개인적인 성취도에서 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마 금전적인 성취도를 보아도 트럼프에 크게 뒤지지는 않아 보여 소수계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도 당적을 떠나 그가 성공하는 모습에 많은 젊은이들이 환호하지 않을까.
밀레니얼 세대 첫 미국 대선주자 비벡 라마스와미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20년안에는 한인계 미대선주자가 여러 명 나올 것도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부디 인도계가 길을 잘 닦아주었으면 한다.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에 필요한 인재들은 사실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동양계 커뮤니티에 넘치고 넘치지 않는가. 미국의 미래는 인도계든 동아시아계든, 아시아출신 이민가정의 후예들에게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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