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험한 세상

2023-08-15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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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이야기에 요셉의 성공담이 있다. 유대인인 그가 이집트에 가서 총리대신이 된다. 그리고 고향에 계신 아버지 야곱을 초대한다. 이집트 왕 바로는 야곱을 만나 묻는다. “노인, 그동안 얼마나 고생하셨습니까?” 야곱은 고생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기도 어려워 짧게 한 마디로 대답한다. “임금이시여, 제가 험한 세상을 살았나이다.”

약 70년 전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는 정말 험한 세상을 산 증인들이다. 사학자 이만열 교수는 남북한에서 죽은 사람이 약 60만 명이라고 한다. 북한군과 중공군, 남한군과 미군을 위시한 자유진영 16개국의 젊은이들, 그리고 평민들을 합한 희생자들이다. 거의 모든 건물은 파괴되고 현재의 건물들은 모두가 재건된 건물들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이 피의 바다를 이룬 것이다. 참으로 우리는 험한 세상을 살았다.

병으로 죽은 자는 얼마나 많은가! 한때 한국은 결핵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결핵 환자가 많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핵으로 패망할 정도로 심한 나라였던 것이다. 필자도 결핵과의 싸움을 15년 계속하였다. 또한 심장의 관상동맥이 막혀 성공률 20%의 어려움 속에서 살아남은 인간이다.


의술과 약도 필요하지만 의지력과 투쟁력이 필요하다. 나의 심장수술을 담당한 하친스 박사는 마취하기 전에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나의 기술을 다 할 것이니까 당신은 당신이 믿는 하나님께 기도하시오” 많은 의사들이 견학하는 가운데 장장 네 시간에 걸친 수술이 성공하여 집에 돌아온 나는 사람이 변해 있었다. 그동안 보지 못하였던 지극히 작은 꽃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체를 보는 시야가 달라진 것이다. 부활 곧 다시 생명을 얻는 경험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기독교가 강조하는 부활의 신앙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였다. 이것을 거듭남 곧 다시 사는 경험이라고도 부르고 신생(新生)체험이라고도 말한다. 새사람 새인생관을 갖는 체험이다.

예수는 “누구든지 나를 믿는 자는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으리라”고 하였다. 쉽게 말하면 예수를 믿는 자는 지옥에 가지 않고 천국에 간다는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유치한 말이라고 일축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은 죽으면 ’그만인가? 사람은 셋으로 조직되었다. 몸 곧 육체가 있고 마음 곧 생각이 있고 셋째로 가장 중요한 영혼이 있다. 예수 안 믿는 사람들도 인간을 ‘영적 존재’라고 말한다. 영혼이 있는 생명이라는 말이다. 몸이 죽을 때 마음도 사라진다. 그러나 영혼은 사라지지 않는다. 영혼은 천국에 가든 지옥에 가든 둘 중 하나이다.

천국에 간 영혼은 새 몸을 입는다. 병들지 않고 죽지 않는 영원히 사는 완전한 몸이다. 이것이 개신교든 천주교든 모든 예수 믿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신앙인데 천국 신앙을 확실히 갖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상 그는 기독교인이 아닌 것이다. 예수 믿는다는 말은 철저한 천국 신앙을 갖는 것을 말한다.

예수는 40일간 광야에 나가 준비 기도를 마치고 대중 앞에 등장하여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다”고 제1성을 외쳤다. 과거를 회개하고 천국 신앙을 가지라고 말한 것이다. 천국 신앙이 확실치 않으면 예수 믿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게 많은 사람을 수용할 공간이 가능하겠느냐고 웃고 넘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별 하늘을 바라보며 수천 개의 별은 천국별, 또 수천 개는 지옥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보았다. 지구도 별 중의 하나이다. 생명체가 있는 별들이 또 있을지도 모른다. 창조자 하나님께 불가능은 없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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