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이성과 감성, 그리고 오늘의 시대

2023-04-13 (목) 박치우/커네티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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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 전, 그때의 예언가들이 21세기는 감성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그 당시 감성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잘 이해하기 어려웠다.

중세 이후에 이성은 국가와 시민사회를 지배하면서 열정이나 흥분은 미개와 미숙의 결과로 치부되었다. 지식인들은 이성을 무기로 비이성적 민중을 계몽하려고 했었다는 것이 지난 유럽의 역사였다.

우리나라 양반사회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옛날 구경거리였던 줄타기, 소리꾼의 재주나 노래를 실컷 재미나게 구경을 하고 나서는 상놈들 짓 취급 하고, 현대에 와서도 잘 부르는 가수의 노래를 잘 듣고 나서는 “그치, 노래는 잘하네” 한다.


감성은 에너지이다. 생산의 에너지이다. ‘감성이 결여된 창의력은 존재할 수 없다’는 학술 이론을 발표한 한 미국 교수는 대기업 초빙강사로 사업 컨설팅을 해주어 수강한 직원들이 여러가지 생산품을 내어 기업을 크게 성장시키기도 했다.

다양한 생활용품이 나오고 점차 풍요로운 감성적 생활 문화시대가 되었다. 사람들은 감성시대가 어떤 것이었는지, 감성시대도 어떤 것이었는지 알게 되었었다.

특히 감성시대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빠, 아버님, 어머님하고 아주 가깝게 친근하게 부른다. 나는 1970년대 초에 미국에 와서 보니 어디를 가나 ‘My friend’ 라고 하며 금방 친해지려고 했다.

그리고 무엇이나 물어보면 잘 가르쳐 주었다. 살다보면 친구처럼 좋은 것이 없다. 좋은 친구일수록 생활정보를 많이 준다. 그래서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
지금은 IT와 셀폰이 그 친구 역할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빠르게 IT시대로 바뀌는 것이다.

IT는 ‘Information Technology’ 의 약자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전기통신, 방송, 멀티미디어 등 사회기반을 형성하는 유형 무형의 기술분야이다. 넓게 생각하면 정보 데이터와 관련된 총체적으로 표현하는 개념, 쉽게 말하면 사람, 사물, 환경, 데이터 등 모든 것이 연결된 만물 인터넷 시대이다.

최근에는 사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IOE (Internet of Everything)기술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가 계속 발전하는 기술 지식에 관심을 갖게되는 것은 이제는 손에 없으면 살 수 없는 핸드폰이 그런 것이다.

핸드폰은 기계친구가 되어 어떤 때는 사람친구보다 나을 때가 있다. 늘 같이 곁에 있다. 그러다보니 점점 사람 사이가 멀어지며 삶의 제일 중요한 인간성(人間性)을 덜 강조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를 또 뭐라고 해야 하나, 만물 인터넷 시대라고 부르나? 이성이니 감성이니 하고 불렀던 시대가 있었고 지금의 새로운 시대가 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달라졌다면 지금 시대는 남에게 자기 존재감, 우월감을 인터넷을 통하여 쉽고 넓게 전달되는 것을 당연시 하고 만족해하는 것 같다.

이성(理性)은 모든 사물이 본디 가지고 있으며 절대 바뀌지 않는 본성의 사리를 직관적으로 인식, 그 이치를 생각하고 깨달아 알아내는 능력을 말하며, 감성(感性)은 이성과 대립되는 말로 대상으로부터 받아들인 느낌만의 의식 내용을 형성하게 되는, 인식 능력을 말한다.

구태여 이런 이치를 따지지 않아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어떤 때는 이성으로 그리고 어떤 때는 감성으로 경우에 따라 변하며 어우러져 사는 것이 삶이다.

<박치우/커네티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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