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칼럼] 울음보가 터져야 산다
2022-04-28 (목)
김태훈 목사(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목사님! 제가 부끄럽게도 요즈음 울음보가 터져서 울음을 멈출수가 없네요!”… 최근에 내가 섬기는 교회에 지긋이 나이가 드신 한 집사님댁에 심방을 갔을때에 들려주신 고백이다. 그 말이 떨어지자 무섭게 함께 심방을 갔던 다른 두 권사님들이 거의 동시에, “집사님! 울음보가 터져서 울음이 멈추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은혜 받은 증거입니다!”라고 하는 말에 공감이 되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면서 내가 궁금해서 어떻게 해서 울음보가 터지게 되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집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올 새해 초에 안수기도를 받을때에 담임 목사인 제가 자신의 머리에 손을 얻는 순간 울음이 터졌는데 그 때부터 울음이 멈추질 않아서 거의 울보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바로 옆에 있던 집사님 아내 되시는 권사님도, “맞아요! 지난 주일 예배후에도 제 남편이 감동을 받아서 화장실에 가서 너무 울어서 그 후에 있었던 친교 시간에도 거의 제대로 말을 못했어요…” 라고 맞장구를 치는 것이었다. 참으로 감동이 되는 순간이었다…
울음보가 터진 집사님을 보면서 옛날 내 어머님이 늘 교회 마루바닥을 닦았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 떄 한국은 참으로 가난하고 힘든 시기였는데 특별히 달동네에서 목회를 하셨던 아버님 교회의 성도님들의 생활은 더더욱 그러했다. 그러한 성도님들이 교회만 오게되면 울음보가 터지게 되고 예배 중간에 이미 울음 바다가 되버린다. 그래서 예배후에 마룻 바닥에 남은 눈물 자욱을 닦는 것이 저희 어머님의 일상 가운데 하나였다. 분명 그 시대는 힘들었지만 눈물이 있었기에 은혜가 차고 넘쳤고 종종 그러한 시대가 그리울때가 있다. 그러면서 정말 지금은 그러한 모습들을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한탄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 집사님께서 울음보가 터져서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린다고 하니 정말 감동이 된다. 심방중에 말씀하실때도 눈물을 흘리시고, 식사하실때도 눈물을 글썽 글썽 하시고… 나이 80을 넘으신 남자 집사님께서 그렇게 눈물을 주체없이 흘리시는 것은 분명 은혜 받은 증거라고 생각이 든다. 억지로 울려해도 울음이 나오지 않을터인데 말이다…
이 집사님의 눈물을 보면서 나 자신을 뒤돌아 보게 되었다. 목회 한답시고 너무 바쁘다보니 정작 내 자신은 눈물이 메마른지가 오래된 것 같다. 목회 초기에는 너무나 부족함을 느끼고 갈급한 마음으로 매주 산기도를 올라갔다. 칠흙같은 어두움 속에서 밤을 새워가며 하나님 앞에 눈물 흘리며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했다. 그런데 이제 좀 목회가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것인지 갈급한 마음에서 나오는 눈물이 사라진 것 같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으로 인하여 매일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고 있는 것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도 눈물이 나지 않는 나의 매정함에 내 스스로도 놀랜다… 고난으로 인하여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을 만나면 말로는 위로를 한다지만 진정으로 함께 아파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 없음에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울음보가 터져야 산다고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울음보가 터지는가? 그것은 바로 하나님 말씀 앞에 비추어진 처절하고 비참하고 소망이 없는 나의 모습이 보여져야 한다. 말씀 앞에 비추어진 자신의 흉악한 죄인의 모습이 보여져야 한다. 그러면서 울음보가 터져서 통곡의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한참 울다보면 그러한 나 같은 죄인을 무조건으로 사랑하셔서 대신 십자가에 죽으시면서 용서를 베푸신 예수님을 향한 진정한 감사의 눈물이 나오게 된다. 어느 순간 통곡의 눈물이 감사의 눈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울어야 산다! 먼저 십자가가 있어야 부활이 있듯이, 먼저 죽어야 살듯이, 먼저 울어야 살고 또한 기쁨이 온다. 바로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베풀어 주시는 절대적 용서와 구원의 은혜를 아는 기쁨이다!
삶 가운데 힘든 것 때문에 울때도 있고, 억울한 일 때문에 울때도 있고, 상처 받아서 울때도 있고, 자녀가 속을 썩일때 울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 보낼때에 울때도 있지만 부디 무엇보다도 아무런 공로가 없는 죄인을 자녀 삼아 주시고 또한 매일의 삶 가운데 변함없이 사랑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의 엄청난 은혜로 인한 감사의 눈물이 주체없이 흘러내리는 축복이 임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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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목사(새누리 선교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