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5년 한 해 ‘진 별’들] 미주 한인사회 원로들 ‘역사의 뒤안길’로

2025-12-25 (목)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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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수 석방’ 이경원 기자
▶ 오흥조·장기열 치과의 등

▶ 프란치스코 교황·체니도
▶ 한인사회·전 세계가 애도

[2025년 한 해 ‘진 별’들] 미주 한인사회 원로들 ‘역사의 뒤안길’로
2025년은 한 시대를 이끌었던 거목들이 잇따라 별세하며 깊은 울림을 남긴 해였다. 미주 한인사회와 한국, 그리고 세계 무대에서 각자의 영역을 개척하며 시대의 이정표가 됐던 인물들의 발자취를 되짚는다.

■ 한인사회

미주 한인사회는 올해 많은 원로들을 떠나보냈다. 한인 최초의 주류 언론 기자로 활동하며 이철수 사건을 파헤친 이경원 대기자(96세)는 평생을 인권과 정의 구현에 헌신한 언론인의 상징이었다. 한인 경제계를 이끈 김상호 전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92세), 김시면 오마이컨트리재단 이사장(89세), LA 한인 치과 개업 1호인 장기열 박사(88세), 조남태 전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장(82세) 등은 이민 1세대의 헌신을 보여준 인물들이다.


또 한글·뿌리교육에 평생을 바친 노재민 전 피오피코 도서관장(93세), 커뮤니티 봉사에 힘쓴 오흥조 치과의(88세),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통일운동가인 오인동 박사(85세), 한인 언론사의 초석을 다진 엄호택 뉴욕한국일보 공동창업주(86세)가 한인사회와 작별했다.

수필가이자 회계사 조만연 CPA(86세), 영적 각성과 차세대 교육에 헌신한 김춘근 박사(85세), 영어저술가 조화유(83세)씨, 세계한인호텔협회를 창립한 정영삼 회장(76세), 방송인 정재윤(60세)씨, 임승향 월드미션대학교 이사 등이 잇따라 별세하며 커뮤니티에 큰 상실감을 안겼다.

■ 한국

한국에서도 문화·정치·예술계를 대표한 인물들의 부고가 이어졌다.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온 이순재(91세), 원로 배우 윤일봉(91세)과 김지미(85세), 1세대 연극 스타 윤석화(69세) 등은 한국 연극·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가요계에서는 한명숙(90세), 송대관(79세), 박인수(78세)가 별세했으며, 방송계에서는 송재익 캐스터(83세), ‘뽀빠이’ 이상용(81세), 개그계의 대부 전유성(76세)이 세상을 떠났다.

정치권에서는 뉴욕출신의 김혁규 전 경남지사(86세), 아나운서 출신 변웅전 전 의원(85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75세), 5선 의원을 지낸 이상민 전 의원(67세)이 별세했다. 또 한국인 최초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한동일(83세), 세계 최초 7대륙 최고봉을 오른 산악인 허영호(71세) 등은 한국의 이름을 세계에 각인시킨 인물들이었다.

■ 미국·세계

세계 무대에서도 거인들의 퇴장이 이어졌다. 2024년 12월29일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100세)은 퇴임 후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딕 체니 전 부통령(84세)은 미국 현대 정치의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으로 대표적 지한파 정치인이었던 찰스 랭글 전 연방 하원의원(94세)도 별세했다.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4월 88세로 선종했다.

건축계의 거장 프랭크 게리(96세),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91세), 패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91세), 영화감독 데이빗 린치(78세), 프로레슬링의 전설 헐크 호건(71세) 등은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사적 족적을 남겼다. 전세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89세), 다이앤 키튼(79세), 발 킬머(65세) 등도 세상을 떠났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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