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석(秋夕)의 유래

2021-09-15 (수) 성향 스님/ 뉴저지 원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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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설날과 함께 대한민국 최대의 명절인 추석(秋夕)은 ‘가을저녁’이라는 의미이다. 한가위는 정중앙 즉 ‘보름’이란 뜻과‘ 한 가운데’라는 의미로 가을의 중심, 중추(仲秋)라는 뜻이다. 팔월 한가위는 ‘팔월 대보름’을 의미한다.

또한 추석은 신라시대의 가배(嘉俳)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며,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낸다. 가배(嘉俳)는 축제를 의미하며, 불교와 깊은 관계있는 명절로 ‘큰 나눔’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추석의 차례는 ‘다례(茶禮)’에서 유래되었다.‘삼국유사(三國遺事)‘표훈대덕(表訓大德) 편에 신라 경덕왕 때 충담스님이 매년 설과 추석에 경주 남산 삼화령 미륵부처님께 차를 끓여 올렸다는 기록 등 많은 기록들이 있다.


불교가 한국에 전래되기 전에 추석은 고래(古來)의 방식으로 조상을 기리는 제사를 모셔 왔지만 불교가 전래된 후에는 불교식 제례와 용어로 사용되었고, 조선 초기까지 왕실은 물론 사대부들도 불교식 차례와 제사를 봉행했음을 많은 기록에 확인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들에 대해 기록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보면 “서울 풍속에 이날 사당이나 집마다 제사 지내는 행사를 차례(茶禮)라고 한다.” 라는 구절에서 차례의 연원과 의미를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유교 제사는 고인을 위로 하는데 비해 불교식 차례는 돌아가신 영가로 하여금 애착심을 버리고 미혹에서 벗어나 왕생극락 하도록 하는 천도 의식의 뜻도 담고 있다.

추석의 대표 명절음식은 송편이다. 송편은 월병, 즉 달과 같은 모양이었으나 후에 달이 차기를 기원하는 반달모양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추석 되면 모두들 가까운 동산이나 높은 데 올라가 제일 먼저 달 보기를 하는데, 이는 가장 먼저 본 사람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에서 유래된 풍속으로 ‘달맞이’ , ‘달놀이’란 의미로 ‘완월(玩月)' 이라 하였다.

추석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하늘과 땅이 해와 달의 운행에 의해서 일년동안 농사를 짓고 곡식이 무르익은 자연에 대한 감사와 지난 세상을 사셨던 조상님에 대한 감사와 발원이다. 즉, 어른과 아이들이 모여서 공경과 배려, 감사의 시간을 갖는 소중한 기념일이다.

미국에는 추수감사절이 있듯이 우리 조상은 차례상에 한해 정성껏 수확한 과일과 곡식, 송편 등을 올려 차례를 지내고 가족과 친척 그리고 이웃이 나눴다. 그리고 바르게 살고 지혜를 밝히며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며 몸과 마음과 말로서 앞으로 좋은 일을 행하기를 기원하는 날이다.

벌써 아침저녁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다. 점점 깊어가는 가을을 맞이하며 코로나(COVID-19)와 자연재해 등으로 다사다난 했던 올해 모두가 풍요롭고 안전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행복한 추석이 되길 두 손 모아 빈다.

<성향 스님/ 뉴저지 원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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