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한민족의 정체성

2021-06-03 (목) 김광석/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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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신을 축약하여 프로티어/개척정신 이라고 한다. 일본인들은 야마토 정신 대화혼을 말하고, 유대인들은 선민사상을, 중국인은 중화사상을 말한다. 한국인의 정신은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해야 하는지, 어떤 이는 선비사상, 어떤 이는 풍류, 어떤 이는 도학, 그리고 어떤 분들은 홍익인간을 말한다.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규정은 법적으로 문화적으로 생물학적 등 여러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고대로부터 한국인을 말할 때 언급되는 사상이 있다면 것이야 말로 정체성의 핵심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배달국 이래로 단군조선, 그리고 해방 후 대한민국 통치이념이자 민족의식의 발로가 홍익사상이었으며 한민족 중심사상으로 이어져 왔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 제1장에 건국정신으로 명시되어 있고, 헌법 전문에는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나감을 명시하며 홍익인간의 정신이 살아있다.


1949년 공포된 교육법 제1조, 2007년 개정 제2조 교육이념에도,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벌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 하는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민주당 위원 12명이 교육이념에 홍익인간이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기에 이를 민주시민으로 바꿔야한다는 발의를 했다가 재야로부터 불같은 질타를 받으며 철회했는데, 이 사건을 통하여, 홍익인간이 추상적이라고 언급되는 배경에 대하여 검토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해방 후 대한민국의 역사교과서는 조선총독부의 조선사편수회가 만들어낸 조선사의 역사방법을 그대로 이어받아 교육을 이어왔다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 한민족의 얼을 지우기 위해 단군을 신화로 조작하였고 고조선을 기자와 위만, 그리고 한사군에 의하여 통치된 역사로 바꾸어 버렸다.

그런데 통탄할 일은 해방후 기존의 한국사학계가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는 의지보다는 왜곡된 고증적 역사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최근까지 단군은 신화이며, 고조선의 연대는 기원전 2333년이 아니라 기원전 8세기 정도였다고 조선사편수회가 의도하던 내용을 그대로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황하문명보다 1,000년이나 앞선 홍산문화가 발굴되고, 그 문화의 주역이 한민족이며, 그곳에서 배달국의 유적과 기원전 2,000년 전의 고조선의 유적이 발견되며, 고조선의 실체가 들어났다. 고서들을 검증하며 고조선은 47대의 왕검들에 의해 통치되었고, 그 강역은 요하의 동서 한반도의 남부까지를 어우르고 있다는 것을 민족사학자들은 증명하고 있다.

배달국의 환웅천황께서 개천하시 때에 홍익인간의 국시를 받았고, 단군에게 나라를 열게 하실 때에 이 국시와 함께 풍백, 우사 운사 등 삼사조직으로 주곡주명주병주형주선악의 5가로 다스리고 360판례를 들어 다스리는 홍익인간 하는 통치내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였다.

현재 그 판례들은 전해지고 있지 못하지만, 현대적 개념으로 삼부인은 삼권의 분립을 통한 민주국가의 형태로 말할 수 있고, 천지인의 큰 개념으로, 인내천을 실천하는 교육의 가치, 사회의 규범과 법령을 구체화할 수 있는 것이다.

미래학자 아놀트 토인비는 21세기 세계가 하나 되어 운영되는 날이 온다면 그 중심은 동북아일 것으로 믿으며, 그 핵심은 한국의 홍익 인간 사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한인들 중에 홍익인간의 삶을 사는 분들도 많다. 나로 인하여 내 이웃과 미국이 잘 될 수 있다는 철학을 실천하며,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이 정신을 전해야 할 사명이 한인이민 1세들에게 있다는 것에 아니라고 할 사람이 있을까?

<김광석/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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