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졸업생들에게

2021-05-25 (화)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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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는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이 글을 준다. 그대들은 지난 20년 동안 어려운 준비의 시기를 지냈다. 이제부터 사회에 나가 고해(苦浿)라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어떻게 살면 그대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꾸밀 수 있을까?

“배우는 자세로 살라” 그것이 내가 주고 싶은 말이다. 학교에서 공부가 끝난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가 정말 배울 때이다. 유능한 인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배우려는 사람이 유능한 인간이다”고 말한 문호 괴테의 말이 생각난다.

배우는 자세는 겸손을 뜻하므로 그대가 신임을 얻는 동기가 된다. 배우는 자세는 계속하여 진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신임을 얻는 길이기도 하다.


대학(중국의 고전)에 일일신(日日新)이란 말이 나온다. 날마다 새로워지라는 뜻이다. 일일신은 언제나 배우려는 인간만이 가능하다. 내가 버지니아 주에서 공부할 때 커피 잔 속에 ‘전진하라(Go Forward)’는 글이 새겨진 잔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을 보았다. 내가 웃으며 “커피 마실 때까지 전진을 외치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으냐?”고 하였더니 그 학생은 “아버지가 주신 잔인데 언제나 배우는 정신을 가지라는 의미일 것이다”고 대답하였다. 은(殷) 나라의 탕(湯) 임금이 세숫대야 속에 일일신이란 말을 새기고 세수할 때 마다 “오늘도 배우는 날이 되자”고 결심하였다는 것이다.그대가 녹 쓸지 않으려면 계속 닦아야 하고 썩지 않으면 계속 흘러야 한다.

오늘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그대의 아버지와 어머니시다. 그대의 부모님은 지난 20년 동안 그대를 위하여 많이 눈물을 흘리셨고 고생을 몹시 하셨다. 부모님의 소원은 그대의 사회적인 성공이 아니라 진실하고 정직한 인간이 되어 살아 달라는 마음일 것이다.
나는 딸의 졸업식에 갔다가 평소 존경하던 필리핀의 신 추기경의 연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쁨을 가졌다. 그는 “가난한 인류가 많음을 잊지 말라. 압제 받는 인류도 많음을 잊지 말라. 욕망의 추종자가 되지 말고 진실을 추구하며 십자가를 지는 인간이 되라”고 열변을 토하였다. 참다운 성공의 길을 가르치신 것이다. 십자가를 지라는 말은 남을 위하여 희생을 감수하라는 뜻일 것이다.

누군가 먼저 차가운 눈을 밟아야 길이 생긴다. 선구자란 먼저 가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희생하는 사람이다. 어느 사회 어느 집단이든 선구자가 있다. 남의 이삭만 주우려고 하지 말고 내가 선구자가 되어 길을 만들고 소망의 깃발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말씀에 희망을 걸고 새벽 일찍 남보다 먼저 일어났습니다.”(시편 119:147)하고 노래한 옛 시인은 바른 자세로 살던 인간일 것이다.

나는 사회로 첫발을 딛는 그대에게 성공의 비결을 말하려 한다. 첫째 자명종 시계를 사라는 말이다. 시간 엄수를 그대의 철칙으로 삼으라는 뜻이다. 약속시간, 해야할 시간, 날마다의 정확한 시간 생활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둘째 허풍 떨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선전도 허풍이다. 이름을 내려하면 추락한다. 명함 돌리기는 절대 금물. 셋째 나보다 못한 자에게 더 친절하라. 나보다 높은 자, 더 가진 자, 가까우면 유익이 될 자에게 친절한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지 말고 나보다 못한 자, 덜 가진 자, 별로 이용가치가 보이지 않는 자에게 친절해야 그대가 높아지고 그대를 알아주고, 그대의 편이 되려고 한다.

셋째, 미루지 말라는 것이다. “내일이면 늦으리”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그 말대로이다. 미루는 것은 습관이 된다. 오늘 안한 것이 내일 된다는 보장은 없다. 실천은 즉시 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미루는 것은 시간 뿐이 아니다. 내 일을 남에게 미루는 것도 아주 좋지 않은 습관이다. 오히려 남이 할 것까지도 내가 한다는 기백이 성공의 길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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