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코로나를 이긴 가정의 달

2021-05-05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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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이 푸르르고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5월이 돌아왔다. 연중 가장 좋은 5월, 한국에는 가정의 달을 기념하는 날들이 줄줄이 들어 있다. 어린이날에 이어,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

미국의 5월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추모하는 뜻으로 마더스 데이가 있는 달이다. 1914년 미국의 제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 5월의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하면서부터 정식 기념일이 되었다.

더 나아가 뉴욕주 상·하원은 5월을 '한인 가정의 달(Korean American family month)‘로 지정하기도 했다. 2019년 뉴욕주 상·하원이 이와 관련된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5월을 한인 가정의 달로 지정한 의미에 대해 토비앤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의원은 "뉴욕의 한인 이민자 가정은 지난 한 세기 이상을 지역사회와 미국의 문화와 교육에 큰 기여를 했고, 특히 퀸즈 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뉴욕의 문화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에 이민자의 모델로서 칭송받아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2013년과 2014년에도 동일 법안이 뉴욕주 상원에서 압도적 지지로 통과한 바 있다. 하지만 법안이 정식 선포되지 않은 이유는 하원의 지지를 못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5월은 코로나 팬데믹 1년을 힘들게 겪으면서 다시 맞는 가정의 달이 되고 보니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올해는 코로나19 대확산을 벗어나 마침내 정상 궤도에 들어서는 분위기여서 더 느낌이 새롭다. 며칠 전 CNN방송도 미국도 이제는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나 새로운 생활의 재개를 향한 큰 걸음을 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부터 디즈니랜드가 새롭게 문을 열고 미국프로야구(MLB)가 다시 정상화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디즈니랜드는 디즈니랜드 파크와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문을 1년 1개월여 만에 다시 열었다.

아울러 관광 재개를 위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 여행협회가 바이든 행정부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관광업계는 약 1,46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수요를 회복하지 않으면 올해도 110만개의 일자리는 복구되지 않고 연말까지 2,62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여행협회는 오는 7월4일까지 미국인들의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도록 재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해 가정의 달은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무서워 모두 집에서 칩거하며 자식들도 찾아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도 자식 집에 함부로 갈 수 없었다.


이제는 백신접종도 많이 하고 감염 확산세도 대폭 수그러들어 올해는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정과 가족을 생각하는 뜻 깊은 가정의 달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가정은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공간이요 사랑이 샘솟는 곳이고,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데 필요한 힘을 얻는 곳이다.

올해는 1년이 넘도록 보지 못한 부모와 자녀, 그리고 친지나 친구들을 찾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어느 해 보다도 더 귀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아무리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세더라도 가족이나 친지간의 사랑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족은 세상 어느 것 보다 강한 힘으로 연결돼 있는 관계다. 가족간 연대는 세상이 힘들수록 더 강하게 결속된다. 가정에서 힘을 얻지 못하면 사회에 나가 거세게 밀려드는 파고를 헤쳐 나가기가 어렵다.

노벨 물리학 수상자 마리 퀴리(일명 퀴리 부인)는 말했다. “가족이 서로 맺어져 하나가 되어 있다는 건 세상에서 유일한 행복이다.” 귀하게 맞는 가정의 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말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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