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한인들이 없는 곳으로’

2021-01-19 (화) 전태원/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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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일곱 평생을 한국에서 태어나,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자란 걸 큰 복이라 여기고 살았다.
1968년 6월 당시, 나이 스물여덟에 처음으로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았다. 이때 일본 나고야 공항으로 날아가 바로 미군 전세기를 타고 사이공으로 날아갈 때만해도 애국심과 자긍심이 하늘을 찔렀고 참 행복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는 순간 망연자실했다. 구속을 두고, 노무현을 자살에 이르게 한 장본인인 장기표 선생에 의하면 문재인 대선후보가, “박근혜 구속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다.”라고 했다. 추미애는 “헌정 유린으로 탄핵된 대통령이 구속된 만큼 법치와 정의가 올바로 이루어질 것” 이라고 읊어댔다.

안철수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 실현”...손학규는,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 기다려...” 유승민은, 실웃음을 띄우는 얼굴로, “분열과 갈등을 끝내자. 이제는 조금 냉정을 찾아서 보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했는데 이 발언, 도대체 누구에게 한 말인지?


박근혜 대통령이 집단 공격을 받는데도 한 인간도 말리기는커녕 쓰러진 먹이를 서로 물어뜯어 죽이겠다고 난리를 친 한국...이 사람들이 소위 정치판을 짜고 뒤흔드는 전, 현직 원내 당대표들이요, 이 난국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날뛰는 대선 후보들 이라는 현실이 슬펐다.

이 자들이 한결같이 ‘헌법. 법치. 적폐청산’을 외치고 부르짖고 있었고 국민들은 환호하고 있는 세상이었다.
여기 미국이지만 지난 48년간 거주하고 있는 이곳에서 한인들이 없는 곳으로 떠나가 살고 싶었다. 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씁쓸히 회상해 본다.

<전태원/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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