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춘의 아픔

2020-12-25 (금) 나정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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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이들이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한국의 가요를 세계의 젊은이들이 따라 부르는 것을 방송을 통해 보면서 문화인으로써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는 것같아 뿌듯 하다. 그들이 우리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지만 멋드러진 동작의 춤을 익히는데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지 안쓰럽게도 느껴진다.

한참 공부해야 할 아이들이 노래와 춤으로 아까운 젊은 날을 헛되이 보내는 것은 아닐까, 연예인의 인기는 잠시인데 그 인기가 사라지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남은 생을 어떻게 지내려는 걸까. 한때는 염려스럽기도 했다.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입시와 취업과 심한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경쟁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루저’라고 부르며 인생 실패작으로 몰아 세운다. 젊은이들은 자기 나름으로 바로 걷고 있는데 어른들은 걱정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대학을 가야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아이들이 공부하기가 어려워서, 돈 벌이로, 또는 인기를 얻고 환호를 받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서 그 길을 따라 간다면 한번쯤은 자신을 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인생길은 어느 길이든 쉽지는 않다. 더구나 정상에서 갈채를 받기 위해서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자기 적성과 능력을 살펴보고 너무 늦게 후회하지 않을 선택 했으면 좋겠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취하는 즐거움은 더 클 것이고 어려움도 잘 참고 극복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기획사라는 것을 차려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어른들도 잘못된 수단으로 아이들을 이용하지 말기를 간곡히 권하고 싶다. 과거에 연예 기획사들의 횡포를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다.

한국의 아이들의 방황과 아픔은 사회적, 경제적 구조의 잘못이 한 원인 일지도 모른다. 한국의 경제 발전은 절박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했지만 빈부격차의 심화는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 왔다. 기업은 생산으로 부를 만들기보다 부동산으로 부를 늘렸고 빈둥거리며 지내도 부동산만 쥐고 있으면 부자가 되었다. 생산적인 노동을 하지 않고도 부자가 되는 사회는 금수저니 흙수저 라는 말을 유행 시켰다.

부자들은 부를 대물려 가며 옛날의 귀족이나 양반들 처럼 사회적 특권을 누리려 하고 흙수저로 태어난 젊은이들의 좌절감은 더 커질수 밖에 없다.

청춘의 아픔은 남과 비교 당한다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과 똑똑한 다른 형제와 비교 당하는 것은 때로는 참을 수 없게 한다. 자기만 가지고 있는 좋은 재질이 싹을 보지 못하고 시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자기의 환경이나 사회를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을 먼저 바꾸라는 말이 있다. 한번 지나는 이 삶을 후회 없이 살기 위해 용기를 가지자. 청춘들이여!

<나정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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