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와중에

2020-12-24 (목) 김자원/뉴욕불교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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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나쁜 기운 들숨으로 끌어들여, 정화시켜 날숨으로 내뿜는 티벳 승려들의 자비수행 호흡법. 황당하다 생각했다.
세상의 정화는 뚜렷한 논리와 의미가 깃든 혁명같은 행위라야 가능하려니 했다. 호흡은 생명이다. 생명으로 세상을 정화한다.

거룩한 수행자임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나 뿐인 아상의 기운. 좋은 인 주는 나누는 배려하는 기운의 차이는 들숨날숨지간이다. 살리는 호흡 하는 이들에게는. 단순명료한 ‘참’을 알아차린 순간의 전율은 감동이다. 평화다. 행복이다.

온갖 얽히고 설킨 사는 일의 복잡함은 나를 내세우는 아상이 펼쳐 놓는 세상이다. 욕심, 갈등, 집착, 시기, 질투, 미움, 혼란, 통틀어 말하자면 고통이다. 그런 세상에 상주하는 희노애락으로 낮과 밤을 지낸다.


기도는 잠시 그 고통의 시기를 떨칠 수 있는 희망의 주문이며 행위다. 0901.1210 백일간의 특별기도. 매순간이 기도여야 한다는 사고로 교만을 부리던 때. 현실사회가 정해놓은 규범. 규제에서 벗어나는데 거쳐야 할 단계가 Covid Pandemic으로 끝이 안보인다.

그래서 스스로 선택한 백일기도. 그리고 백팔배의 상쾌함. 효력. 준비 할 서류. 경제적 부담 등 신경 쓰느라 잘 챙기던 딸아이 생일도 지나쳤다. 지나고 나서 무심한 어미 넋두리 진심으로 받아준 딸에게 부끄럽지만 wish me a lot of Luck 메시지 보내다. 좀더 깨어있고 집중했어야 했다는 자책은 마음에 접어둔 채.

Mom you don’t need luck. Your the LUCK이라 보낸 딸아이 문자를 보니. 가슴이 뛰었다. 고마웠다.
며칠 뒤 ‘2020년은 온세계가 힘들었지만 엄마에겐 기적이 있을 거야’라며 보내 온 카드와 수표는 내 앞에 놓고 날마다 보는 것만으로 힘을 얻는다.

이 와중에 ‘사진 오디션으로 광고 캐스팅 됐다‘는 이메일을 받고’Your the Luck’이 현실로 되었네라며 딸아이랑 웃다, 나를 지탱해준 인연 된 모든 분들과 자연의 모든 것들에 고맙다.

한 해의 마감이 다가오자 좋은 글과 감동 할만한 내용의 비디오가 카톡과 이메일로 쏟아지는 요즈음. 좋은 말이나 글이 사람 마음을 바꿀 수 있었다면 이 세상은 이미 오래 전에 평화를 이뤘으리라 -. 는 얘기가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말이나 글로 말초신경 자극하는 것 아닌 오직 자신을 스스로 쏟아놓고 바라보는 성찰의 힘으로 변화를 가져옴을 깨달았다. 세상 고통의 달굼질도 인간관계의 여러 과정도 그만큼의 보답으로 정화됨을 알았다.

결국 모든 것 통채로 고마움 뿐인 것, 이 와중에 알아차리고 혼자 감동의 눈물짓다 웃는다. 무엇을 하든 열정적으로 하되 자신의 에너지 잃지 말것. 무엇이든 사랑과 도움 주는데 스스로를 송두리채 바치고 두려움 없이 실천하고 그로 인한 자유와 행복 여러분의 몫이 되는 새해이기를.

많은 은혜로 한 해를 살았기에 도움 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특별히 ‘불교방송’ 후원해주신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조용히 들~숨 날~숨 지켜보며 코끝에 집중해 거룩한 수행스님의 흉내 내보며 저무는 한 해 보내고 새해 맞으리라.

*나쁜의 어원=나뿐/ 좋은의 어원=주는

<김자원/뉴욕불교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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