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더와 독서 그리고 상상력

2020-12-07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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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이 소년 시절에 엄청난 독서광이었다는 것은 널리 열려진 사실이다. 특히 성경과 존 번연의 <천로역정>, 파슨 윔스의 <조지 워싱턴의 생애>와 <이솝 우화집>을 읽으면서 노트와 벽에 부지런히 필기하고 줄줄이 암기하며 다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가 유명한 연설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같은 독서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독서는 지성, 인격, 상상력이 녹슬지 않게 만드는 기름이며 방부제다. 리더는 무릇 독서광이어야 한다.” (도리스 컨스 굿윈의 ‘라이벌까지 끌어안은 링컨의 포용리더십’중에서)

추사(秋史) 김정희는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후대에 남는 좋은 글씨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다산(茶山) 정약용은 유배지 강진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폐족으로서 책읽기를 통해 가문을 다시 일으키라”고 간절히 당부했다.


9.11테러 후 혼란에 빠진 뉴욕시를 성공적으로 수습하여 일약 세계적인 리더로 떠오른 루돌프 줄리아니에게 기자들이 찾아와 물었다. “시장께서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과 영감을 어디서 얻습니까.” 줄리아니는 대답했다. “독서와 독학을 통해서 얻습니다. 아무리 유능한 보좌관이 곁에 있어도 나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서 독자적인 학습 방법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20세기는 정보의 시대였다. 정보의 양과 속도가 20세기를 주도했다면 21세기는 상상력이 주도하는 시대다. 상상력은 필연적으로 창의적 독서와 깊은 연관을 갖는다. 질 높은 독서의 힘이 우리를 주도할 때 상상력과 창의력은 수직 상승될 것이고, 그 사람은 21세기를 이끌게 될 것이다.

미래연구학자 롤프 옌센은 말했다. “노동은 얼마든지 기계와 컴퓨터로 대체할 수 있다. 오직 상상력만이 영원히 인간의 능력으로 남을 것이다.” 화가 폴 호건은 말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상상력을 키우는 독서의 길은 쉽지 않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결단해야 할 선택의 문제이고 매일의 삶 속에서 부딪치며 만들어나가는 삶의 전략의 문제이다.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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