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가는 마음

2020-11-02 (월) 박사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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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게?
고마우니
잘 가시게
이렇게 안녕히
가볍게 말할 수 없다
오가며 스친 인연
인간사

연둣빛 햇잎 가득찬
신비스런 숲 안쪽 길
찾아간 그 봄날
여명의 아침
너의 청초한 살내음
내게로 다가와
정화(淨化)의 숨결로
내 마음 씻어놓은 정령(精靈)
그 순간 황홀한 기쁨이
사랑하는 마음이라 믿었다

만남은 작별의 시작
그 날의 은혜 감사드리며
내일 세상사 알 수 없으나
오늘 낙엽지는 그 숲길 위에서
너를 보내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통을 노래하며 가련다
잘 가시게, 고마우니

<박사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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