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내에게 바치는 편지(II)

2020-10-28 (수) 전태원 / 자유기고가
크게 작게
오늘 10월 21일 아내의 75회 생일, 새벽 0시 5분에 깼다.
코빗 19으로 5월 14일 선종, 5개월 7일째. 흐르는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어찌 그리 황망히 날 혼자 두고 떠날 수 있었을까!
그토록 사랑했던 나의 분신과도 같았던 당신이, 홀로 외로히.
생일 마다, 이 날이 오면 당신이 좋아하던 싱그럽고 예쁜 장미를 사서 테이블에 놓고 생일 축하를 했었는데.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외롭고 삭막한 하워스 이 집,
황량한 거실에 나 홀로 화병에 덩그러니 꽂혀있는 장미를 바라보며 옛날을 생각하오.
1974년 9월에 만나서 이듬해 5월 24일 혼배성사를 올리고
행복한 스윗홈 보금자리를 플러싱 콜든타워 아파트 11층에 차렸었는데...
어느새 45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려.
원없이 사랑했고 진정 당신과 행복 했는데,
다시 태어나도 또 당신을 만나, 당신만을 사랑하고 싶소.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콧물을 닦으며 당신에게 또 한통의 편지를 띄웁니다.
여보, 사랑하오. 너무너무 보고 싶소.
다시 만날 때까지 평안히 잘 계시고 날 기다려 주시구려.

<전태원 / 자유기고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