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망에다 박자를 맞추다 <코로나 사계 2 >

2020-10-14 (수) 곽상희 / 올림포에트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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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音)이 흐른다
시간 갈수록 열은 더 올랐다
더 쉽게 내리고 오르고
철없는 절망처럼 희망처럼
침묵은 존재의 바닥을 다듬는
영혼의 깊은 수문, 수국꽃이 수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향기가 빗기어 샌다
공감이 기억을 돕는다
흐슬부슬한 것들이 환치(換置)하듯
곳곳해진다

이슬 빗방울을 실금 긋는
언어의 줄금은 비단 결로 흐르고
끊어진 줄 하나 누구의 손이
거머쥔 들리지 않는 음률에서
희망에 박자를 맞춘다

언제 있었던가 싶은 아련한
흐.트.러.지.지. 않는 음률 몇 개
알맞게 휘늘어져 하얀 치마폭에
7색의 열매를 쌓고 있다
사방 향기롭다 향기로워 가득하다!

<곽상희 / 올림포에트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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