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에세이] “할아버지와 안경”
2025-11-14 (금) 07:44:26
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
믿음이 좋은 목수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다. 어느 날 목수 할아버지가 다니는 교회에서 중국의 고아원에 옷을 보내기로 하고 옷을 담을 나무상자를 만들었다. 그 만든 상자에 옷을 담고 마무리 작업을 하고 못질을 하고 일을 끝냈다.
일을 모두 마친 후 할아버지는 안경을 찾았다. 그런데 윗옷 주머니에 넣어 둔 할아버지의 안경이 몸을 숙이는 순간 나무 상자 안에 들어가서 옷 속에 파묻힌 것을 몰랐다.
한참을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
당시는 공황일 때 하루 벌어 하루 먹기 살기도 힘들 때였다. 그래서 밝은 눈으로 좋은 가구를 만들어야 만 팔릴 것 같아서 당시 돈으로 20달러를 주고 산 안경이었다. 안경을 찾지 못한 할아버지는 낙심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세월이 흐른 후 교회에서 옷을 보냈던 중국의 고아원 원장이 시카고에 있는 교회를 방문하여 주일 저녁 설교를 맡아서 간증하였다. 원장님은 교회가 그동안 고아원을 도와준 것을 너무도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원장님은 당시 공산당원들이 고아원에 들이닥쳐 기물을 부수면서 자신의 안경도 부쉈다고 한다. 안경을 잃어버린 원장님은 앞이 제대로 보이질 않아서 두통이 끊이질 안았다고 한다. 앞이 보이질 않을뿐더러 보려고 애를 쓰면 두통으로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안경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를 하였다. 신기하게 그때 시카고에서 보내준 옷상자에서 안경을 발견했다고 한다. 너무도 기쁜 마음에 안경을 쓰니 그 안경이 마치 맞춘 것처럼 자기에게 잘 맞더란다. 이 말을 하며 원장님은 다시 한 번 감사했다.
교인들은 안경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지만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있던 할아버지는 그 이야기를 듣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평범한 목수에 불과한 자신의 실수조차도 완벽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이 강하게 느껴졌다.
지난 시간 자신을 자책하며 나처럼 못난 놈 안경 하나도 간수하지 못하는⋯ 이라며 자신을 꾸짖던 모든 일들이 하나님 앞에서 당신의 사랑과 계획가운데 귀한 역사를 일으켰음에 할아버지는 소리 없이 우시면서 하나님께 감사하였다.
우리의 실수조차도 귀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오늘 우리 가운데서도 아름답게 역사하시를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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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