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언어의 힘’

2020-10-11 (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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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 땅에 오래 머물러 있던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모셔오는 날이다. 너무 기쁘고 감격한 나머지 다윗 왕은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처럼 되었다. 언약궤의 행진을 바라보며 거리에 늘어 선 백성 앞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창문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던 다윗의 아내 미갈이 갑자기 밖으로 나오더니 다윗을 향해 냉소적인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어떻게 영화로운 왕의 체통과 신분을 망각하고 백성들 앞에서 경거망동하게 행동했느냐는 것이었다. 그때 다윗은 미갈이 자신의 기쁨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있음을 알아챘다. 이 일로 인하여 다윗은 미갈로 부터 마음이 멀어졌다.” (구약경 ‘사무엘 하 6장’ 중에서)

언어는 우주 안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다. 창세기 1장을 보면 우주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창조되었다.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은 권능이 되어 현재 이 순간에도 인간과 자연을 지배하고 있다.


사람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도 마찬가지다. 말 가운데 놀라운 힘이 있다. 언어의 지혜가 있는 사람은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언어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남을 살리는 말과 죽이는 말,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말과 상처와 아픔을 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평소에 어떤 말씨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복도 되고 화도 된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긍정적인 말, 생명력 있는 말, 창조적인 말을 사용하여 이 세상에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

내면이 비어있는 사람일수록 말은 헤프다. 꽉 찬 수레에서는 소리가 안 난다. 빈 수레에서 소리가 요란하다.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사려 깊게 정제된 말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침묵의 힘(power of silence)을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자랑의 말까지 꾹 눌러 참고 침묵할 수 있는 사람은 탁월한 리더의 자격이 있다.

“GIGO”라는 약어가 있다. ”쓰레기를 심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 Garbage Out)”라는 뜻이다. 말도 쓰레기 같은 말이 있다. 다윗을 향한 한 번의 쓰레기 같은 언어로 인해 미갈은 평생 자녀를 낳지 못하는 여인이 되었다.

조나단 래버터는 말했다. “확실치 않다면 그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나쁜 얘기를 하지 말라. 확실하다면 네 자신에게 무엇 때문에 내가 그 얘기를 해야 하는가를 네 자신에게 다시 물어보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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