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국

2020-10-02 (금) 송온경 / 유튜브 낭송·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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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없이 선인장은
뜨거운 태양아래 자라고
밤새 맺힌 이슬모아
백년에 한번 강렬한 색채로
적막한 사막 수 놓는다지만

그대 수국, 푸르디 푸른 물항아리꽃
이슬방울로도 채울 수 없는 목마름에
고개 떨군 채 오열하네

후두둑 빗방울 맞으며
풍만한 물빛 미소 머금고
때아닌 강풍에 아름드리 나무 쓰러져
둥지속 아기새 집 잃어도
몸 추스르고 일어나는
너의 꽃말은 ‘처녀의 꿈’



선인장 같은 강인함과 열정은 없어도
안개비에 촉촉이 젖은 채
진초록 치마위로 살포시 고개 내미는

그대
연분홍빛 솜사탕
새하얀 구름빵
보라빛 속사랑

아 물의 요정이여

<송온경 / 유튜브 낭송·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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