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비드19-4월

2020-09-08 (화) 최정자 / 시인
크게 작게
천지에 꽃이 펴서 색종이 놀이할 때
빗소리 바람소리
구급차 통곡소리
철철 철 흘러내려서
속속들이 젖는다.

서로서로 오지마라
너도나도 밀쳐내고
유채꽃 밭 갈아 없고 목 잘리는
튤립소식
어쩌다
이 지경인가 절로 나는 비명소리.

근심걱정 가라앉힐
‘만파식적(萬波息笛) ’ 누가 불까?
역병(疫病)을 쫓아버릴
‘처용무(處容舞) ’는 누가 출까?
만물의 영장이라던 사람은 간데 없다.

* 만파식적: 근심이 생길 때 불면 평온해진다는 전설의 피리. 삼국사기 기록. 신라 신문왕이 동해에서 불어 근심걱정이던 일만의 파도를 잠재웠다.

* 처용무: 동해 용왕의 일곱 아들 중 한명. 신라 헌강왕이 짝지어준 미녀를 역병(염병)이 범하자 처용이 노래하고 춤추어 쫓아냄, 그 후 처용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만 보아도 얼씬 못한 역병 (疫神). 삼국유사 기록.

<최정자 / 시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