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미오와 줄리엣’의 베로나

2019-06-22 (토) 김영석/ 맨스필드대 성악.오페라 담당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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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 오페라 축제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야외 오페라 축제로, 매년 여름 고대의 원형 경기장 아레나에서 열리고 있다. 이 오페라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매년 여름이면 베로나를 찾는다. 고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레나 원형극장은 그 극장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볼거리이지만 늦은 밤 고대 유적지의 돌계단에서 즐기는 공연은 다른 어느 무대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올해 78세(1941년생)인 도밍고는 7월28일 아이다를 지휘, 8월1일 라 트라비아타에서 Giorgio Germont 을 노래하고 8월 2일에는 카르멘을 지휘하게 된다. 이어서 8월4일에는 플라치도 도밍고의 Arena di Verona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음악회가 열린다. 약 147개의 오페라의 배역을 연주하고 있는 플라치도 도밍고는 금세기 가장 뛰어난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 역사에 기록 될 것이다.

베로나는 북부 이태리에 위치하며 독일과 베네치아 밀라노 및 로마로 연결되는 전략적 지리적 요충지이다. 이태리에서 아름다운 환경과 오랜 역사와 함께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인구 25만의 도시인데,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로 알려져 전 세계 수많은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단체의 신곡의 천국편에 아주 간략하게 서로 싸우는 비운의 두 가문의 이름이 나오는데 카플레티(Capletti) 집안과 몬테키(Montechi) 집안의 이름이 나온다. 이것이 이탈리아 작가 루이지 다 포르토(Luigi da Porto) 와 마테오 반델라(Matteo Bandella) 작품의 주제가 되었고 이 책들의 영어 번역본에서 영감을 받은 셰익스피어가 1597년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출판 하게 되었다고 한다.

베로나에 남아있는 줄리엣의 집이나 결혼 장소, 줄리엣이 묻힌 무덤 등을 보기 위해 해마다 150만명 정도가 줄리엣의 흔적을 찾아 베로나를 방문하고 있는데 그들이 찾는 줄리엣의 집은 사실상 줄리엣과 아무 관련이 없다. 시 당국이 작품 속의 분위기와 유사한 주택을 물색해 ‘줄리엣의 집’으로 이름 붙였을 따름이다.

베로나 시 당국이 이런 사실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불멸의 사랑을 꿈꾸는 연인들의 마음은 어디나 같은가 보다.

<김영석/ 맨스필드대 성악.오페라 담당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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