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K-Pop과 K-Nuke

2019-05-22 (수) 채수호/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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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이 5월15일 뉴욕 센트럴 팍을 뜨거운 열기로 달구었다. 일곱명의 한국 청년들로 구성된 BTS는 준수한 외모와 뛰어난 춤, 노래솜씨로 세계의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세번이나 미국 빌보드 챠트 1위를 차지한 것은 비틀즈 이후 BTS가 처음 세운 기록이다. 시사주간지 TIME 은 BTS를 표지인물로 크게 다루면서 차세대 리더로 치켜세웠다.

그러나 BTS의 폭발적인 인기는 단순히 젊음과 야성이 넘치는 율동과 발랄한 노래때문 만은 아니다. 그들이 부르는 한국어와 영어가사는 ‘자신을 사랑하라.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자신의 소리를 내라. 빛이 어둠을 뚫고 가듯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등 젊은이들에게 회망과 사랑을 심어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인종과 국경을 넘어 세계의 젊은이들이 BTS의 노래를 듣고 희망과 용기를 얻고있으며 실제로 절망속을 헤매다가 자살 직전에 BTS 노래를 듣고 삶의 용기를 되찾았다는 젊은이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통기타를 퉁기며 엘비스프레스리나 비틀즈, 애니멀즈 노래를 따라불러야 세련된 젊은이처럼 보이던 시절이 얼마 전이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어로 부른 노래가 미국의 빌보드 챠트를 점령하고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국말로 노래를 따라하다니 세상이 바뀌어도 참 많이 바뀌었다. 신기하지 않은가. 자랑스럽지 않은가. 가슴이 먹먹해지지 않는가.

한류는 팝 음악 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패션, 미용, 음식에 이르기까지 세계 방방곡곡에 흘러들고 있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아프리카와 동남아, 남미의 오지마을에까지 보급되어 마을주민들의 의식 개조와 생활환경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문화가 한류로 전세계에 사랑과 평화를 전파하고 있을 때 북녁땅 저쪽에서는 핵무기를 개발하여 한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있다.

카톡과 유튜브의 세상에 남북한 동포들은 상호 방문은 커녕 편지나 문자메시지 조차 주고받을 수 없다. 남북한의 지도자들이 판문점과 백두산에서 만나 사진을 찍는 것도 좋고 남북의 연예인들이 한자리에서 합동공연을 하는 것도 좋으나 그러한 보여주기식 이벤트보다는 이산가족들이 죽기 전에 마음껏 고향도 방문하고 소식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대한민국의 K-Pop과 북한의 K-Nuke, 말로는 늘 같은 민족 이라면서 어쩌면 그리도 다른가.

<채수호/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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