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어린이날이 있는 것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랑거리다. 5월5일을 어린이날로 제정한 것이 1956년이니까 63년이 되었다. 이날은 어린이들의 잔칫날이다. 아무리 바쁜 부모도 어린이날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놀이공원들은 초만원을 이루고 여기저기에 웃음꽃이 핀다. 모처럼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하며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운 날이다. 한국교회에서는 때를 맞추어 5월 첫 일요일을 ‘어린이 주일’로 지킨다. 옛날에는 ‘꽃주일’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어린이 주일’로 통일되었다. 교회마다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줄 행사로 바쁘다. 이민 가정과 이민 교회에서도 어린이날을 지키는 전통이 세워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모두가 천사이며 예술가이다. 그들은 참새들과 이야기하고, 별나라를 왕래 하면서 춤을 추고, 꽃과 사귀며 나비와 함께 놀 수 있다. 그들의 상상의 세계는 너무 넓어 감히 어른들이 접근할 수도 없다.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피조물인가! 그들은 제비꽃의 부끄러움과 사냥개의 담대함과 분화구의 정열도 가졌다. 당신이 아이들을 골방으로 내쫓을 수는 있겠으나 당신의 심장으로부터 밀어낼 수는 없다. 당신이 그들을 서재와 부엌에서 내보낼 수는 있지만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떼어놓을 수는 없다.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면 그 귀가 타락한 것이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만큼 더 평화로운 음향이 어디에 있겠는가! 시인 타고르는 “모든 아이는 아직도 신이 인간에게 절망하고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품고 태어난다.”고 하였다. 예수님이 아이들을 안고 축복해 주신 것은 그들 속에서 밝은 내일의 소망과 하나님의 나라를 보셨기 때문이다.
아이는 남자와 여자가 사랑헤서 이룩하는 오직 하나의 진실, 너와 나의 계승자, 미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다. 어린이는 사랑 받기 위하여 태어났다. 그들은 우리의 보람, 때 묻지 않은 보화, 우리의 계획과 정책을 현실이 되게 할 내일의 주인공들이다. 링컨 대통령은 “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알았고, 어머니의 믿음을 통해 나의 미래는 반드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고 말하였다.
종교심리학자 보니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개종자(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자)의 55%가 20세 이전에 개종하였다는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앙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하는 연구이다. 재미있는 통계는 미국 남성 3분의 2가 자기는 교회에 안 가면서 아이들은 교회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모순이지만 바람직한 인간 형성에 있어서의 신앙교육의 위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콜린 파우엘 씨가 자기가 어려서 자라난 뉴욕 브롱스 초등학교를 방문하였다. 흑인촌 중에서도 몹시 가난하고 험한 동네이다. 그는 5학년 교실을 찾아 이런 말을 하였다. “가난과 환경을 탓하는 것은 비겁하다. 꿈을 가져라. 너희들 속에서 대통령도 노벨 수상자도 나올 것이다.”
어린이는 우리가 시작한 것들을 성취할 사람들이다. 우리가 지금 앉아있는 곳에 그들이 앉게 되고 우리가 지금 걸어가는 저쪽 건너편에 그들이 서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라진 뒤를 생각하면 그들은 무척 중요한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그들에 의해 심판, 찬양, 저주가 내려질 것이다. 따라서 그대의 명성과 장래는 어린이들의 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한다는 것은 결국 그들을 위한 것이며, 나라와 인류의 운명도 그들의 손에 있다. 그러니 어린이의 인격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우리가 평생을 투자하여 짓는 성전은 바로 어린이들이다. 기저귀 갈아주고, 코를 닦아주고, 때로는 매질도 하는 것이 성전의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올리는 값진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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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