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Deal’, 외면적 표현보다 내용이 중요

2019-04-17 (수) 김선교/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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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들의 집합체인 청와대(靑蛙隊)에 그래도 두뇌가 조금 제대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자가 있는것 같다. 백악관에서 주장하는 ‘Big Deal’보다 ‘Good Enough Deal’이라는 말은 듣기에도 좋고 얼마나 호감이 가는 말인지 너무나 잘 만들어진 표현이다.

그러나 그 ‘Deal’들의 외면적 표현 보다는 그 내용물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Big Deal은 북한의 비핵화를 일괄적으로 타결하고 그 대가로 북한에 경제적 부흥을 일으켜 주겠다는 것이고 Good Enough Deal은 우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고 단계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는 하노이회담의 결렬로 이미 확인된 사실을 가지고 표현만 Goog Enough Deal 로 바꾼다고 트럼프대통령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세상에 이런 바보천치가 있나 싶어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정상회담이 아니라 트럼프대통령에게 문재인대통령이 불려가서 미국측에 설 것인지 북한측에 설 것인지를 확인하는 자리이므로 문대통령으로서는 상당히 난처한 위치였을 것이다. 김정은 눈치를 보자니 미국측에 서겠다고 할 수도 없고 하니 애매모호한 Good Enough Deal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어 얼렁뚱땅 위기를 모면하려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나는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맞소”라는 메세지를 남겼으며 그것은 즉 동맹관계 파기 및 결별선언을 한 것이다. 따라서 이제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문재인정권 하 에서는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 이번에 두 정상이 부부동반으로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이 작별 기념사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재인이 트럼프와 결별 했다고 해도 그가 실제로 김정은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라도 끌어오려 했지만 그것마저 거절당하였다.


또 한 가지 이 시점에 트럼프대통령의 방한요청을 하였다가 거절당함으로 매를 버는 형상이 되어버렸다. 어쨌든 그 초청마저 보기좋게 거절당했으니 이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인가. 그러나 그 망신을 망신인 줄 모르고 트럼프대통령이 감사를 표했다고 하면서 기꺼이 승낙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문재인에게는 홀대를 받고 온 치욕적인 여행이었고 물불을 가릴 줄 모르고 기고만장하는 김정숙에게만 내돈 안 들이고 내 자가용 비행기 타고 다녀온 또 한번의 아주 신나는 마지막 미국 여행이었다. 이제 김정은은 빈 라덴과 카다피와 같은 운명을 ‘크롬 돔 작전’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고 문재인은 국민들에게 몰매 맞을 일만 남아 있다.

<김선교/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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