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후폭풍이 예견되는 뮬러 특검을 보면서

2019-03-30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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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은 지난 22일 1년10개월여간에 걸친 수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그리고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24일 로버트 뮬러 특검이 거의 2년에 걸쳐 조사한 2016년 대선 러시아 개입 수사 보고서 핵심을 요약했다며 4쪽 짜리 서한을 의회에 보냈다. 그리고 바 장관이 다시 요약해서 “뮬러 특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당시 대선 캠프 내 인사 그 누구도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에서 한 줄을 인용했는데,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FBI 수사를 방해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가짜 뉴스를 만들어 지난 2개월 동안 국민들을 호도한 주류 언론들과 민주당에게 화살을 돌렸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 캐롤라이나),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케빈 맥카시(공화당, 캘리포니아),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공화당, 루이지애나)는 민주당이 트럼프를 “망신주기 위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거짓말과 음모 이론을 퍼뜨렸다고 비난했다. 또한 트럼프의 자녀들은 그보다도 더 강도높은 발언을 냈다.

이에 민주당은 발끈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뮬러 특검 수사 결과 보고서 전체 공개를 요구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의원들에 대한 기밀 브리핑을 거부할 것이며 법무부가 제공하는 정보들에 대한 기밀을 해제하여 의원들이 이 보고서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보고서 전문 공개 요구를 계속하며 바 장관의 서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서 법무장관을 해임하고 임명한 바 장관은 “중립적인 관찰자”가 아니고 이 보고서에 대해 객관적인 결정을 내일 위치에 있지 않다고 하면서 뮬러의 사법방해 가능성 수사를 비판했던 바 장관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아직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화당은 뮬러 특검이 재출한 방대한 보고서의 4쪽짜리 요약본을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게이트는 거짓이었다고 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그러나 뮬러 특검의 요약본 해드라인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들이 많다.” 였다. 바 장관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수사가 트럼프 대선캠프 인사들이 러시아 정부의 선거 개입 활동에 공모 혹은 협조했다고 밝히지 못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뮬러 특검은 또한 “이 보고서가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으나, 그가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결론은 뮬러 특검의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게이트 관련 범죄의 유무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더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검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공화 민주 양당은 정치적인 투쟁을 통해서 국민 여론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밀리면 공화당은 반역당이 되는 것이고 민주당은 거짓당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두당은 서로의 정치공세를 할 수 밖에 없고 대통령 선거와 연방선거를 앞두고 국민들 마저 두진영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 뮬러 특검의 끝이 새로운 분열의 시작이 되는 이 시점에서 소수계인 미주 한인들은 양진영으로 분열 되기 보다 더욱더 유권자 등록에 박차를 가하고 높은 투표율을 만들어 내면서 자기 영역을 확보하는 전략적인 정치력 신장에 매진 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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