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서관

2019-04-01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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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서관을 자주 활용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들리니까 도서관 사서들도 모두 친숙해지고 내 집 드나들듯 마음 편하다.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지 않고 책을 빌려다가 집에서 읽는다. 한국 도서관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장소로 활용된다는 말을 들었다. 아마도 집보다 도서관이 공부하기에 적당해서이겠지.

도서관의 역사는 엄청 오래다. 기원전 669년 고대 메소포타미아인 아시리아 수도 니네베에 아슈르파니팔 왕이 오랜 뒤에도 왕의 위대하였음을 알리기 위하여 도서관을 건립하였는데 그 당시의 점토판 3만5,000개가 발견되었다. 엄청난 노력으로 글을 남긴 것이다.

세계의 도서관 중 가장 유명한 곳이 싱가포르에 있는 탬핀스 도서관이라고 한다. 거대한 5층 건물인데 요리책들이 진열된 곳 곁에서는 항시 요리교실이 개강되어 강의도 들을 수 있다고 하며, 스포츠나 건강 관계 도서들이 있는 장소 곁에는 헬스장이 있어 실제로 운동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의자들은 호텔 라운지의 의자 같은 편한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고 눕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까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도서관 바로 곁에 축구장이 있어 대형 유리창을 통하여 운동 구경을 겸할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한 도서관이다.


나는 지난 45년 동안 한국 방문을 세 번 하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언제나 일본 도쿄의 쿄분간 서점에 들렸다. 일본 최대의 서점아라고 하며 과연 대단하다. 지하실까지 5층이 전부 책들이다.

내가 찾는 책들인 종교 철학 관계는 3층이다. 일본어 영문 한문 한글 스페인어 독일어 등 중요한 나라 책들이 모두 모아져 있다. 일일히 찾을 건 없고 점원에게 요구 사항을 알리면 내가 구하는 책들이 있는 장소를 얼른 알려준다. 책을 골라 놓으면 책값 미국까지의 운송비까지 즉각 계산이 나온다. 고객이 놀랄 정도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한다. 역시 “이 나라는 돈을 벌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옛 목사들은 대개 책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설교를 하려면 모든 자료를 책에서 구하였기 때문이다. 요즘 목사들은 자료를 인터넷에서 구한다. 그러나 필자가 설교를 하던 시대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책에 의존하였다. 그래서 목사가 한 번 이사를 하려면 많은 책이 큰 짐이 되었다. 신문에 보면 이민 아이들이 두각을 나타낸다는 좋은 소식을 듣는데 공부 잘 하는 이민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다면 그야 말로 금상첨화(錦上減花) 곧 비단 위에 꽃을 곁들인 격이 아니겠는가!

늙을수록 책과 친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늙은이에게 많은 것은 시간 뿐이다.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 독서는 새로운 지식을 주고, 재미도 주고, 노화도 방지하고, 늙은이의 가장 좋은 친구가 책이다.

미국은 도서관이 발달되어 있으니 생각만 먹으면 언제나 동네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 이용은 일체 무료이다. 책을 살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 미국이다. 무진장의 책들이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다.

미국의 제 16대 대통령 링컨은 학교에 하루도 다녀본 일이 없었지만 독서를 통하여 스스로 공부를 하였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링컨의 독서 습관은 사라지지 않았다. 성경은 스스로 공부하여 신학자와 토론할 정도의 성경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던 소년 시절에도 링컨은 주인 집의 책을 빌려 읽어 주인 어른들을 감동시키고 그를 더욱 믿게 하였다. 추운 겨울날 주인의 지승들이 있는 외양간에서 잔 일도 있었지만 달빛을 의지하여 책을 읽었다. 독서를 통한 다방면의 지식이 그를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려놓은 것이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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