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경기에 지인들 경조사 소식… “갈 수도 안갈 수도 고민”
불경기로 수입은 좀처럼 늘고 있지 않지만 지인들의 경조사 소식은 경기불문, 시기불문하고 어김없이 밀려온다. 한인사회에서 경조사 참석은 일종의 미덕으로 이를 챙기지 않는 한인은 거의 없다.
하지만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는 주머니 사정에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든 경조사를 챙길 수는 없는 터라 지인들이 보내온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받아들고 고민에 빠지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한인들이 경조사 참석 및 경조사비 액수를 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역시 친밀도다. 한인 정서상 경조사비는 상호부조 차원의 ‘사회적 품앗이’라는 개념과 함께 ‘인간관계의 척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친인척과 내 회사 직원, 꼭 챙겨야하는 지인, 주요 거래처 대표 등의 경조사 경우, 얼마를 지출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이모(55세)씨는 “내 회사 직원 경우 500달러, 가까운 친인척이나 사업상 꼭 챙겨야하는 지인 경우 1,000달러를 경조사비로 지출하고 있다”며 “정해진 액수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주변 분들이 이 정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특별히 챙겨야하는 관계가 아닌 경우, 한인들은 주로 ‘동일가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즉 내 경조사 때 받은 액수만큼 되돌려주는 것으로 ‘경조사비 장부’에 적힌 금액이 기준이 된다.
직장인 박모(32세)씨는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같은 액수를 되돌려 주는 것으로 눈치 볼 일이 없어 좋다”고 밝혔다.
액수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 경우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의 경조사비 허용가액인 5만원을 기준으로, 친밀도에 따라 10만원, 20만원을 내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합의로 굳어져 있다. 하지만 별도의 경조사비 기준이 없는 미국에서는 보통 100달러나 200달러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도 친밀도가 액수 결정의 주요 요소라는 지적이다.
또한 그저 얼굴 정도만 아는 경우, 50달러를 경조사비로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 20달러 지폐 2장과 10달러 지폐 1장을 넣지 않고 50달러짜리 지폐 1장을 넣는 것이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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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