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 대통령과 ‘논공행상 각유차’

2017-05-11 (목) 새미 안 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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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대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인물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었다. 반기문 전 총장이 올해 초 한국으로 돌아간 후 일성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는 정치적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였다. 대선 출사표를 던진 반기문은 ‘통합의 지도자’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제 한 몸 불사르겠다”고 밝힌 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묘소를 찾았다. 링컨 대통령은 미국에서 통합의 상징이기 때문이리라.

이번에 당선된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은 6.25전쟁 이후 최대위기 속 대한민국 체제수호의 과제를 떠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탄핵이후 급조된 특수한 대선이후의 정국을 인수위 없이 곧바로 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민생법안은 그동안 여소야대 정국에서 하나하나가 정쟁의 빌미가 되어 모조리 통과되지 못했다. 이제부터라도 정치 세력간의 협치와 소통이 잘 이루어져 국민의 삶이 개선되고 나라가 발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새 대통령이 국정돌파를 위해 선택할 인재들은 분명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논공행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매번 대선을 치른 후 등장하는 ‘논공행상 각유차(論功行賞 各有差)‘란 단어가 또 떠오른다. ‘삼국지’에 나오는 논공행상 각유차의 상황이다. 한비자의 팔설(八說)에 나오는 ‘공을 따져 상을 주고 능력에 따라 일을 주어야 한다(計功而行賞, 程能而授事)’에서 유래된 말이다.


오나라의 손권은 승전후에 각 장군의 기여에 따라 상을 주었는데, 각유차(各有差), 즉 사람에 따라 차이를 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국가 위기속에 치러진 바, 새 대통령은 논공행상이 아닌 오로지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심과 능력 두 가지로 인재풀을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이 시점 새 대통령이 눈 여겨 보아야 할 벤치마킹 대상은 관용과 통합의 상징인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링컨은 정면충돌보다 점진적인 변화를 이끄는 리더의 면모를 보였다. 그의 상원의원 후보 출마연설은 지금은 역사책에 ‘분열된 집(House Divided)’ 연설로 기억된다.

“노예문제로 정쟁이 계속되는 한, 평화와 발전은 없습니다. 분열된 집은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자유주 반, 반은 노예주로 나라가 지속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라고 그는 외쳤다.링컨에게는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휘그당, 찬성하는 민주당 간의 정쟁속에서, 결국 남북 갈등만 커질 뿐이라는 것은 자명했을 것이다.

새 대통령이 배워야 할 링컨의 관용을 통한 인재활용법은 자신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던 유명한 변호사 스탠턴이라는 정적의 사례에 있다. 대통령 링컨은 내각을 구성하면서 전쟁 장관에 “링컨이 대통령이 된 것은 국가적 재난”이라고 손가락질 했던 스탠턴을 전격 기용한 것이다. 참모들의 반대는 완강했었으나 스탠턴 덕에 군 기강이 잡혔다고 한다.

미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인 성취물인 노예제 폐지, 그리고 동시에 남북의 분단 위기속에서 미국 연방체재를 유지시킨 업적의 주인공 링컨 대통령. 청와대로 이사를 준비하는 새 대통령의 꿈속에 그가 나타나길 빈다.

<새미 안 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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