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 시야 가려진 곳에 슬쩍... 주차된 차량 아래 끼워놓기도
▶ 보상 받을 방법 사실상 전무
“길거리 주차한 차를 빼려고 후진하는 순간 ‘빠지직’하는 소리가 났어요. 차에서 내려 보니 조수석쪽 타이어 안쪽에 누가 위스키 병을 끼워 놓았더군요.”
찢어진 타이어를 수리할 길이 없어 결국 새것으로 갈아야 했다는 오클랜드 박모(33)씨는 불쾌한 기분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며 분노했다.
박씨는 “우연히 병이 들어간 것 치고는 너무나도 정교하게 타이어를 향해 있었다”며 “인근 정비소에서 확인해보니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광택도 가시지 않는 타이어를 복구불능 상태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중고차만 몇 번을 갈아타다 취직한 기념으로 최근 야심차게 새 차를 구매했다는 박씨의 승용차 계기판에는 불과 490마일의 주행 기록만이 찍혀있었다.
버클리 김모(37)씨는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밤길 과속 방지턱 아래쪽에 세워져 있는 맥주병을 보고 급정거를 하며 아연질색했다.
“한개가 아니었다. 분명 의도를 가지고 설치한 함정인 것이 틀림없다”고 말한 그는 “이따금씩 깨진 유리가 나뒹구는 모습을 봤다. 무언가 사고가 났겠구나 싶었는데 누군가의 나쁜 의도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스트베이 일부 지역에서 주행하는 차량의 타이어를 겨냥해 주차장과 좁은 골목길 한복판에 유리병을 몰래 올려두는 도를 넘은 장난으로 인한 피해가 적잖이 파악돼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술과 마리화나가 동반된 밤샘파티가 열리는 자택, 방학한 학교 주변, 사용하지 않는 건물, 공원 인근에서 사례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티로 발생한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만취한 인원들의 고의적인 투기가 더해져 차량 통행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짧아진 해와 우기철 비로 인한 시야확보가 어려워 더욱 안전운전이 요구됐다.
설상가상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 루트도 마땅치 않아 결국 운전자 스스로 더욱 조심해야 하는 상태다.
한 보험회사 에이전트는 “디덕터블 비용 등을 고려하면 휠이나 구동계 등은 보험을 적용 받을 수 있으나 타이어는 도로 사정으로 인한 보상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 역시 “범인 색출이 어려워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도 힘들다”며 사고 방지를 위해 ▲좁은 길을 통행할 경우 평소보다 서행하고 주변을 잘 살필 것 ▲출발 전 주변 도로 사정을 꼼꼼히 확인할 것 ▲장애물을 발견할 경우 핸들을 급하게 꺾지 말고 침착히 대처할 것 ▲311로 신고해 조치를 부탁할 것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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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