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악관 앞 총격전… 주방위군 피격

2025-11-27 (목) 09: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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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사 2명 총상 중태***총격범 아프간 군인 출신…미군 협력자로 4년전 입국

▶ 백악관 일시봉쇄 ‘발칵’***트럼프 “군인총격은 테러행위”, 反이민 강화 예고

워싱턴 DC의 백악관 인근에서 26일 총격전이 벌어져 백악관이 한때 폐쇄되는 등 발칵 뒤집혔다. 이날 총격으로 워싱턴 DC에 출동해 주둔하고 있던 주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이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미국의 대표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 전날 대낮에 수도 한복판에서 발생한 군인 대상 범죄로 인해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사건은 동부시간 오후 2시15분께 백악관에서 북서쪽으로 두 블록 떨어진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워싱턴 DC 경찰국의 제프 캐롤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주방위군 대원들이 순찰을 하던 중 용의자가 모퉁이를 돌면서 팔로 총기를 들어 이들에게 발포했다”고 밝혔다.

당시 용의자와 주방위군 중 한 명이 총격전을 벌였으며, 용의자는 현장에 있던 다른 주방위군 대원들에 의해 체포돼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직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체포된 용의자가 단독으로 벌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총을 맞은 주방위군 대원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태인 상황이다. 범인 역시 총격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상이다.

주방위군 소속 병사 2명에게 총격을 가해 중태에 빠뜨린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 군인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뉴스는 26일 총격 사건 후 체포된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인 라마눌라 라칸왈(29)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 2021년 9월 미군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으로 분류돼 미국에 입국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탈레반의 정권 탈환 이후 미군에 협력한 군 출신과 가족 등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미국행을 허용했다.

라칸왈은 아프가니스탄 남부 도시 칸다하르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정부 기관과 협력한 현지 부대 요원이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현재 주방위군 총격 사건에 대한 수사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이 국제 테러의 일환으로 기획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한편 FBI는 용의자 라칸왈이 권총으로 공격한 주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이 여전히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총격 사건의 여파로 백악관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주에 머무르던 중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수도 워싱턴 DC에는 불법이민자 단속 및 범죄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지난 8월11일부터 주방위군이 배치됐다. 이후 2,000명 넘는 주방위군이 연방군으로 전환돼 투입됐는데, 이들 중에는 워싱턴 DC 자체 주방위군뿐만 아니라 미 동부 일대의 주에서도 차출된 병력도 포함됐다. 이번에 사망한 병사들은 원 소속이 웨스트버지니아주 주방위군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워싱턴DC의 백악관 인근에서 순찰 중이던 웨스트버지니아 주(州)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을 총으로 쏴 중태에 빠지게 한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 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수감사절(27일) 연휴를 보내기 위해 체류 중인 플로리다주에서 영상 메시지 형태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끔찍한 공격은 악의 행위이자 증오의 행위이며, 테러 행위"라면서 "그것은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범죄이자, 인도주의에 반(反)하는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나는 이 잔혹 행위를 저지른 짐승이 가능한 한 가장 심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로 굳게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용의자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년 9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외국인이라는 정보를 공개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느슨했던 이민정책과 이번 사태를 연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때) 어떤 사람이 들어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지난 정부(바이든 정부)는 2천만 명에 이르는 미지의,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들을 전세계에서, 심지어 알고 싶지도 않은 곳으로부터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국가도 우리의 생존에 대한 그러한 위험을 감내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미네소타주에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수십만명의 소말리아 출신자들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미네소타와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바이든 정권 때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모든 외국인을 재점검해야만 한다"며 "이곳의 일원이 되지 않거나, 우리나라에 득이 되지 않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서 왔건 간에 추방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워싱턴 DC를 보호하기 위해 추가로 500명의 군인을 동원할 것을 국방부(전쟁부)에 지시했다고 소개하면서 "우리는 미국을 다시 전적으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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