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인이 태극기 ‘팍’ 낚아채”…공안,”너 카톡 까봐”하더니 韓유튜버 中 입국 거부당해

2025-11-28 (금) 10: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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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공항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이 잇달아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 관련 서류 미비·체류 목적 불분명 같은 전통적인 심사 기준뿐 아니라, 과거 현지에서 문제가 된 행동 기록이 원인이 돼 재입국이 차단되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 “질병 이력·입국 목적 불명확” 무비자 시행 직후 잇따른 입국 거부

무비자 제도 시행 이후, 보건 이력 및 체류 목적 미비로 한국인이 입국장에서 돌려보내진 사례가 외교 채널을 통해 공식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주중한국대사관은 “한 한국인이 중국 입국을 시도했다가 공항에서 입국 불허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한국인은 과거 중국에서 결핵 확진 판정을 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완치 사실을 입증할 서류를 제시하지 못해 입국이 금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사관은 “결핵 완치 증명 방식은 중국 당국과 협의해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입국 목적 불분명’을 이유로 한 거부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주말 중국행 비행기를 탔던 또 다른 한국인은 공항 심사대에서 “입국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즉시 한국행 항공편에 재탑승했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 사유를 대사관에 통보하지 않았지만, 현지에선 해당 인물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 정치 체제를 비판한 기록이 포착돼 입국 거부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백두산 태극기 흔든 한국인, 4개월 만에 다시 ‘입국 불허’

정치·안보 민감 지역에서의 문제가 입국 차단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백두산 천지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다 중국 공안에 연행돼 약 6시간 조사받았던 한국인 유튜버 A씨는 4개월 뒤인 이달 중국을 다시 방문했다가 입국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26일 자신의 유튜브에 “결국 중국 입국을 거절당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공항 도착까지는 문제 없었지만, 출입국심사에서 갑자기 조사실로 끌려갔다”, “카카오톡·유튜브까지 샅샅이 검열당했다”며 보안이 전보다 더 세졌다고 전했다.


특히 공안은 지난 여름에 촬영한 ‘백두산 태극기 영상’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영상을 지우려고 해도 화장실 문까지 잠그지 못하게 할 정도로 통제가 심했다”며 “공안이 영상을 보여주며 ‘너 아니냐’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공분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는 “중국이 입국을 거부한다고? 그 정도면 애국자다”, “한국인이 중국에서 태극기 흔들면 문제라면서, 중국인이 한국에서 오성홍기 들고 다니는 건 괜찮다는 거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또 “이 사건으로 인해 비행기 출발이 20~30분 넘게 지연됐고, A씨가 승객 중 마지막으로 맨 뒤자리에 탑승하는 걸 봤다”며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주중한국대사관은 입국 불허가 “해당 국가의 엄연한 주권 사항”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무비자라고 해서 자동 입국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중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가 △불법체류 우려 △허위 방문 목적 △보건 위험 △치안 우려 등을 이유로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행 여행객들에게 방문 목적과 체류 일정, 방문 예정 기관·도시, 숙소 정보, 귀국·제3국행 항공권 등 입국 심사에 필요한 자료를 반드시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관광·비즈니스·친지 방문을 제외한 기타 목적이라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더라도 출국 전에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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