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친절한’ 의사와 ‘상냥한’ 리셉셔니스트

2016-07-15 (금) 09: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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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내 한인병원(doctor‘s office)에 대한 크고 작은 불만과 하소연은 끊임없이 신문사에 들어오는 독자 고발 중 하나다. 예악을 했는데도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분통, 무례한 리셉셔니스트에 대한 불쾌감, 불친절하고 무성의한 의사에 대한 불신…놀라울 만큼 지난 수 십 년 그 내용도 변하지 않았다.

가장 흔한 불만은 하나마나한 예약이다. 오전 9시 예약을 하고 10분 전에 도착한 한 환자는 예약시간보다 2시간이 지나서야 진료를 받았다. 같은 9시에 예약된 환자가 10여명이나 되었다고 했다. 예약을 하고도 안 오는 환자, 예약도 없이 불쑥 찾아와 급한 소리를 해대는 ‘무경우’ 환자가 적지 않아 예약제 시행이 쉽지 않다고 병원 측에선 말한다.

예약문화가 생활화된 미국의 병원에선 진료예약을 하고 안 오거나 당일에 취소할 경우 예약부도 위약금 이른바 노 쇼(no show)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 예약이란 정해진 시간에 틀림없이 내 자리가 보장된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 때 성립된다. 물론 반드시 이행한다는 신용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한인병원의 예약문화 정착은 병원 쪽에서 시작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리셉셔니스트의 무례도 많은 환자들의 공통 체험에 속한다. 너무 긴 대기시간에 항의할 경우 짜증 섞인 “기다리라”가 보통이다. 상냥한 인사로 환자를 맞는 경우도 드물다. 접수창구에서 환자의 건강정보를 큰 소리로 묻는 직원도 있다.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다. 최소한의 프로페셔널리즘은 의사 사무실의 모든 직원에게 요구된다. 환자를 대하는 정서적·행정적 기본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병원에 가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환자들은 얼마쯤 두려운 마음으로 병원을 찾는다. 그래서 환자들이 가장 원하는 의사는 친절한 의사다. 병의 상태를 쉽고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최선의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어 환자의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켜주는 친절을 의미한다. 실력이 좋다는 평판이 높아도 고압적이고 무관심한 의사에겐 신뢰를 가질 수 없는 것이 환자다.

‘친절한’ 의사와 ‘상냥한’ 리셉셔니스트가 늘어날수록 타운 내 한인병원에 대한 불만도, 예약을 어기는 ‘무경우’ 환자도 점점 자취를 감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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