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동법 준수로 공정의 새해 열자

2026-01-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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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새해와 함께 캘리포니아에서는 약 800건에 달하는 새로운 법안이 시행되고 있다. 그중 상당수는 노동자 보호와 직결된 법들로, 이는 단순한 규정 변경이 아니라 노동의 가치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묻는 분명한 메시지다. 법을 지키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에, 노동법 준수는 곧 공동체의 신뢰를 쌓는 기본 조건이 되고 있다.

가장 체감도가 큰 변화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주상원 법안(SB 3)에 따라 최저임금은 시간당 16달러90센트로 인상됐다. 일부 사업주들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우려를 표하지만, 정당한 임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사업 모델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외면할 수 없다. 남가주 지역 가구의 31%가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4인 가족이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려면 연 11만6,000달러가 필요하다는 현실은 임금 문제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임금 투명성을 강화한 SB 642 역시 의미가 크다. 고용주는 채용 공고에 실제 지급 가능한 급여 범위를 명시해야 하며, 형식적인 폭넓은 범위 제시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구직자의 혼란을 줄이고 고용 시장 전반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량 해고 시 사전 통지와 함께 캘프레시(CalFresh) 등 공공 지원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 SB 617도 주목할 대목이다. 실직의 충격 속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공하겠다는 사회적 책임의 표현이며, 소규모 자영업과 이민 노동자가 많은 한인사회에서는 더욱 중요한 조치다.

여기에 더해 ‘직장 내 권리 알림법(SB 294)’ 시행으로 고용주는 오는 2월 1일까지 모든 재직자에게 ‘Know Your Rights Notice’를 제공해야 한다. 임금 체불 판결 후 180일 이상 미지급 시 최대 3배의 벌금이 부과되는 규정 역시 법 집행의 강도를 보여준다.

노동법은 부담이 아니라 신뢰의 토대다. 2026년은 한인사회가 법 준수를 통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공동체로 나아가는 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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