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총영사관, 재외공관 개혁에 앞장서라

2026-01-2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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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재외공관 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암행 감찰 도입, 현지 한인과 기업 평가 제도화, 성과 중심 인사, 효율이 낮은 공관 구조조정까지 그동안 반복돼 온 재외공관 비위와 무능을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다. 이 개혁의 성패는 전 세계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LA 총영사관의 변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미국 내 첫 재외공관으로 문을 연 LA 총영사관은 남가주, 네바다, 애리조나, 뉴멕시코를 관할하며 약 70만 한인을 책임지는 최대 규모 공관이다. 초대 민희식 총영사부터 현재 김영완 총영사까지 24명이 재임했으며, 그 위상만 놓고 보면 ‘작은 대한민국 정부’라 불릴 만하다.

그러나 그만큼 기대와 요구도 크다. 한인사회는 오래전부터 LA 총영사관이 규모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재외국민 보호와 민원 대응, 경제·문화 외교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는지 주목해왔다. 김영완 현 총영사는 원만한 성품과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무난하게 직무를 수행해 왔다는 평가가 많지만, 과거 총영사관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직원 갑질 의혹, 부당 지시와 폭언, 한인사회와의 불필요한 갈등 등은 “공관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남겼다.


역대 총영사 중 일부가 자리를 명예직이나 휴양성 보직으로 인식했다는 비판도 여전히 유효하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관이 재외국민의 신뢰를 잃는 순간, 그 존재 이유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현지 한인과 기업의 평가 반영’은 LA 총영사관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LA는 정치·경제·문화적 영향력이 큰 도시이자 한인 경제권과 커뮤니티가 가장 활성화된 지역이다. 총영사의 역량과 태도에 따라 한인 권익 보호는 물론 한국 기업의 진출 성과와 국가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다. 이제 총영사는 본국만 바라보는 관리자가 아니라, 현지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상시 듣고 책임지는 대표자가 되어야 한다.

이번 재외공관 개혁을 선도하려면 LA 총영사관이 먼저 변해야 한다. 형식이 아닌 실질적 소통,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 공관 운영이 필요하다. LA에서의 성공은 곧 전 세계 재외공관 개혁의 기준이 될 것이다. ‘작은 대한민국’ LA 총영사관이 이제 재외공관 개혁의 선봉에 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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