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양원에 대한 바른 인식

2016-06-11 (토) 이희호 양로원 입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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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뜻하지 않게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아침에 집근처의 식품점에 갔다 돌아오다가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걷던 걸음이 휘청거리더니 앞으로 쓰러졌다. 길가에 넘어지면서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데 지나가던 트럭운전수가 나를 일으켜 집으로 데려온후 병원으로 후송되어 그곳에서 치료와 운동을 겸하면서 세곳의 병원을 옮겨다니며 80일간의 병원신세를 벗고 집에서 안정하려 했다.

하루 세 차례의 혈압측정한 것을 주치의에게 보이니 집안에서는 불안하니 24시간 의사와 간호사, 약사가 대기하고 있는 양로원에 갈 것을 권유하여 양로원으로 오면서도 불안감이 앞섰다. 그것은 모든 한국사회에서 양로원을 마지막으로 가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고 나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 양로원에 와서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름을 알게되었다. 일상생활이 편하고 건강을 지켜주는 이곳을 모두에게 알리고자 한다.


기존 미국양로원 시설로 지난 2004년 한인들을 위한 양로원을 부설하였고 10년이 넘게 한인노인들의 건강과 질높은 일상을 돌봐주는 요양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80여명의 한인노인들을 수용하고 있다. 한인의사, 간호사 영양사 그리고 오락 담당자등 거의 한인직원들이 보살피며 한국음식과 과일, 우유 등 각종 음료가 매끼마다 공급되고 있다.

입원을 하면 직원들의 열성으로 노인들에 적합한 전신운동과 정신집중운동을 하고나면 무거웠던 몸과 정신이 가벼워진다. 아내는 내가 덥겠다며 얇은 옷을 챙겨왔고 작은 딸은 내가 생선사시미를 먹고 싶다고 했더니 식당에서 한접시 사다줘서 맛있게 먹으면서 나도 보람있는 가정이었구나하고 흐뭇한 생각을 했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에게 일일이 약을 먹여주며 8시간 교대되고 사무실 직원들은 불편한 점이 없느냐며 불편한 점을 해결해 주고 있다. 이러니 평소 불안하게 생각했던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희호 양로원 입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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