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장 고약한 병, 암!

2016-06-11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크게 작게
인생을 살면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단 한 번도 병에 안 걸리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인 듯 싶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있겠는가. 불교의 가르침이 말했듯이 인생은 생로병사(生老病死), 즉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사망하는 것이 순서 아니던가. 이 중에서도 사람이 병들지 않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은 없을 게다.

병중에서도 가장 고약한 병이 있는데 암(cancer•癌)이다. 통계에 의하면 의학이 발달해 있는 선진국에서도 사망원인의 25%가 암에 의한 것으로 사망률 1위다. 대단한 치사율이다. 세계의 의학계와 보건기구가 암 예방과 퇴치를 위해 무수한 노력과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암은 비웃듯이 이를 피해가며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동행취재를 하면서 몽골 등 여러 곳을 함께 다녔던 미연합감리교회의 목사 한 사람이 희귀한 혈액암에 걸려 골수 기증을 받지 못하면 2년간의 시한부 생을 살아야 된단다. 이미 신문과 방송을 통해 지상에 알려져 골수기증을 받기 위한 등록을 여러 곳에서 하고 있지만 동질의 피를 가진 사람을 찾기가 그리 쉽지가 않은가보다.


하루 속히 같은 피를 가진 사람이 나타나 암으로 인해 시한부생을 살아야 하는 한 사람을 다시 회생시켜주기를 기원해 본다. 또 한 사람. 지난해 12월4일 방광암 수술을 받은 친구 한 사람은 다행히도 지금 많이 좋아져 있다. 그러나 그는 지옥과 같은 아픔을 이겨는 냈지만 아직도 소변 컨트롤이 안 돼 고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집사람의 후배이자 친구요 교회전도사를 하며 홀로 살아가는 여인이 유방암에 걸려 수개월째 암과 투쟁하고 있다. 일찍이 남편을 잃은 그 여인은 재혼 안하고 아들 하나를 훌륭히 키워냈다. 그리곤 교회에 온 정성을 쏟으며 그나마 행복한 삶을 살았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유방암에 걸린 거다. 그녀의 소리, “언니, 너무너무 아파요!”

방광암에 걸려 고생하는 친구에게서 책 한 권이 전해져 왔다. 제목은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이다. 제목만큼이나, 어찌나 충격적인지 순식간에 읽어버리고 또 읽고 있는 중이다. 저자는 일본의사 곤도 마코토다. 의사에게 살해를 당한다니,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이런 말을 의사 본인이 사람들에게 하는 걸까.

곤도는 40년의 의사를 지낸 경력의 소유자다. 그의 말이다. “암 오진이 사람 잡는다. 암의 조기발견은 행운이 아니다. 암 수술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항암치료가 시한부 인생을 만든다. 암은 건드리지 말고 방치하는 편이 낫다. 유방암, 절제수술하지 마라. 환자는 병원의 봉이 아니다.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일수록 빨리 죽는다.”

“큰 병원에서 환자는 피험자일 뿐이다. 암에는 전이 안 되는 유사암도 많다. ‘내버려두면 낫는다’고 생각하라. 암 초기 진단의 10명 중 1명은 오진이다. 단순한 종기나 염증을 암으로 잘못 진단받고 위나 유방이 몽땅 잘려나가거나 생명을 잃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며 “폭력배나 강도보다 무서운 사람이 의사”라고 말한다.

곤도의 지적이 100% 맞는다고는 할 수 없다. 허나, 맞는 말도 많다. 여기서 의사들의 정신적 지주인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잠깐 들어보자. “나는 환자의 심신에 해를 주는 어떠한 것들도 멀리하며..병자의 이익을 위해 그들에게 갈 것이며 어떠한 해악이나 부패스러운 행위를 멀리할 것이며..청렴과 숭고함으로 나의 의술을 펼치겠노라.”

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의 하나는 단 한 번도 병원에 가지 않은 사람일 것 같다. “왜 하필이면 암이 나한테 생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게 암이다. 병원과 의사들, 영업도 영업이요 이익도 이익이지만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무색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다른 곤도 마코트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기에 그렇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