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10대 파티사건, 남의 일 아니다

2008-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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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롱아일랜드 시포드의 한인 주택에서 벌어진 주말파티 후 10대 한인 젊은이가 체포된 사건은 우리 한인 자녀들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체포된 이 젊은이의 집에서 열린 파티 이튿날 아침 이 파티에 참석했던 한 미국계 여고생이 의식불명으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체포된 한인 젊은이는 음주를 할 수 없는 19세 나이임에도 당시 집에는 파티에서 마시던 맥주 캔과 담배꽁초가 즐비하게 버려져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날 젊은이들이 벌인 파티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문란했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우리는 이 숨진 여고생이 왜 죽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경찰의 조사결과 타살흔적이 없다는 걸 보면 이 여학생이 파티에서 술을 과다하게 먹어선지, 아니면 약물을 과다 복용했음인지, 돌연사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이럴 정도로 젊은이들이 파티를 요란하게 벌였다는 것에 그 초점이 모아진다.

밥 먹이고 용돈만 주면 만사가 다 해결된 것처럼 생각하는 우리 부모들에게 이 사건은 그야말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 자녀들의 생활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이 공부만 강요하는 다수의 한인부모들에게도 자녀 교육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불러 일으키고 있다.


관계기관에 의하면 10대 한인청소년들의 탈선이나 비행은 비단 이번에 노출된 사건 만이 아니라 각 가정에서 언제, 또 어떤 식으로 드러날지 모를 만큼 위험수위에 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도 파티에 참석했던 여학생이 숨짐으로써 드러났지 아니면 그냥 스쳐 지나갈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은 이제 우리 모두의 가정이야기라고 보아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설마 내 아이가’가 아닌 ‘어떻게 내 아이가’ 하는 사건들이 언제고 내 집 문제로 터질 지도 모를 위기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최근 뉴욕시 성폭력 방지연맹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고교생 6명중 한명이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정도로 위험한 현실이고 보면 자녀들의 생활에 학부모들이 더 이상 방관만 하고 있을 수 없는 처지이다.

이제 뉴욕시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갔다. 이 시기는 너무나 위험한 기간이다. 잘 하면 유익한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을 만큼 유혹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내 자녀가 지금 이 시각,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학부모들의 관심이 어느 때 보
다도 절실할 때다. 청소년 선도기관의 더 적극적인 활동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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