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보수주의는 몰락할 것인가

2008-06-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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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평(정치학박사/커네티컷주립대 명예교수)

조지 부시대통령 밑에서 백악관 대변인으로 3년간 일했던 매크랠린의 회고록 ‘무슨 일이 일어났나;부시 백악관의 내막과 워싱턴의 기만 문화’(What Happened : the Bush White House and Washington’s Culture of Deception)이 지난 달 출판되었다. 미국의 보수주의 부시정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불길같이 솟아올랐다. 보수주의 대통령이 금년 선거에서 당선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론가도 있다.

미국의 역사를 공부하면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 통치와 지배로부터 해방되고 독립된 연방합중국으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유주의(Liberalism) 혹은 진보주의와 보수주의(Conservatism) 정치사상이 미국의 정치를 지배해 왔다. 물론 영국의 식민지를 지지하는 보수주의 사상이 쇠퇴되었고, 자본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정책도 많이 변화되었다. 전통적인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1920년대의 하버트 후버 대통령은 고전적 자본주의 경제정책을 세워서 미국 경제를 대공황(Great Depression)의 혼란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보수주의는 몰락하기 시작한 것이다.후버대통령 시대에 생긴 경제 대공황으로 자본주의가 몰락하기 시작했을 때 민주당의 루즈벨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경제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뉴딜(New Deal)정책을
채택했다. 독점 자본주시대의 재벌과 대기업을 통제했으며 빈부의 격차를 없애는 정책을 세우고 정부의 권한을 확대해 나갔다. 그리고 공공기업을 확대시키는 새로운 정책을 세웠다.

보수진영에서는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을 사회주의 제도라고 비판하며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러나 재벌과 대기업의 횡포로 파탄이 생긴 미국의 경제를 구해낸 루즈벨트의 신자유주의(New Deal)정책은 미국 경제의 구세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부시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미국의 언론은 부시를 후버대통령과 비교하며 1920년대의 후버대통령 시대의 경제정책을 그대로 채택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 경제의 몰락을 예측하는 평론가도 있다. 부시정부의 경제정책은 빈부의 격차를 확대시켰으며 새로운 대기업과 재벌을 조성해 놓은 것이다. 공공기업을 민영화하고 빈곤층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은 삭감했다.

따라서 일반 시민의 소득은 감소되었으며 인플레가 극심하여 화폐의 가치도 떨어졌다. 증권시장이 폭락하고 실업자의 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1929년의 경제 추락과 똑같은 현상이라고 평가하며 미국경제는 대공황에 진입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부시를 지지했던 공화당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부시의 경제정책을 반대하는 상원의원 수는 3분의 2로 증가했다. 따라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매케인 상원의원도 부시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부시정부의 경제 실패는 이라크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002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하며 후세인 타도를 위해 이라크전쟁을 시작했다. 지난 5년간 이라크전쟁에서 6,000명의 미군이 전사했고 수 만에 달하는 미군이 부상당하고 미국의 경제는 바닥이 나기 시작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이며 컬럼비아대학 교수인 스티그릿즈(Joseph Stiglitz)박사는 ‘3조 달러의 전쟁’(Three Trillion Dollar War)라는 책을 쓰고 이라크전쟁의 비용을 상세하게 계산해 내고 미국경제의 위기를 예측하고 있다. 부시는 이라크 후세인 대통령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그를 사형시켰으나 핵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라크전쟁은 무엇을 위한 전쟁이며 미국의 경제공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미국인은 매우 불안한 심정으로 살고 있다. 그러나 부시의 임기는 금년에 끝날 것이며 2009년 1월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다.

부시와 이명박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켜 놓았다. 이명박대통령은 부시정부의 경제정책을 수용하고 공공기업을 민영화하고 재벌과 대기업을 우대하는 미국 공화당의 경제정책을 한국에 도입하고 있다. 몰락하는 미국의 부시정부와 손을 잡고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부시정부는 북한의 핵 동결과 함께 북한을 테러지원 국가 명단에서 제거하고 교역 제재도 풀어주기로 했다. 부시정부 말기에 북미간의 수교도 이루어질 것이며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는 공화당 위원도 있다.부시정부는 임기 전에 북한의 핵문제를 타결하고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한미관계는 급격하게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에서는 대북정책도 변할 것이다. 한국의 이명박대통령은 부시대통령의 이라크전쟁 실패를 교훈삼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주기를 미국과 한국민은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도 해빙무드가 조성되기를 부시정부는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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