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름다운 동행(同行)

2008-06-24 (화)
크게 작게
방준재(내과전문의)

동창인 닥터 K가 모친 방문차 어느 도시를 찾아갔다 심장마비로 갑자기 타계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동창의 죽음 소식은 올해들어 두번째다.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인연으로 만나 같이 동행(同行)하는 세월이 짧던 길던 같이 가는 여정(旅程)의 끝에는 헤어져야만 하는 그런 과정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많다.소위 인연으로 비롯된 우리들의 만남이 동행의 과정에서 다 아름다운 이야기만 만들어 갈 수는 없다. 그런 과정을 이런 저런 사정으로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면서 제발 악연(惡緣)이 아니기만을 바라는 것이 나약한 인간 군(群)의 모습이 아닌지 곱씹어보기도 한다.

부모, 친구간의 인연에서 비롯된 우리네 삶이 사회생활 속에서, 국가라는 체제 속에 살아가면서 맺어진 인연들이 세계를 한 번 돌아보면 인종과 국경을 뛰어넘는 인연의 발전이 있는지도 모른다.사실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나친 시위가 한국사회를 뒤흔들어 놓고, 이명박 정부를 혼돈에 빠뜨리고 있다.의학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터무니 없는 시위인가. 그 시시비비는 피해가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해 왔고, 이제는 이성(理性)을 넘어 아무도 제어할 수 없는 ‘끝장보기 식’의 목적이 있는 감정의 분출만 보기 때문이다. 민족적 자주, 주권, 그리고 자존심 그런 것 말이다. 과학적 통계가 맥을 추지 못하는 군중의 거부 심리만 거리를 휩쓸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국민간의 잘못된 인연에서일까? 그러나 100여일이 지난 지금 앞으로 4년 이상을 동행해야 하는 법적(法的)인 구속력과 의무가 남아있다. 어쩔 수 없는 이 운명적 인연을 서로가 차분히 다음 여정의 동행을 위해 깊은 고려를 해봐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한편으로 치솟은 유가(油價)에 힘입은 푸틴(Putin)의 오늘의 러시아는 옛 제국의 영광을 되찾아 가고 나폴레옹 같은 자세로 러시아 국민 앞에 서있는 푸틴과 그의 젊은 후계자 메드베테프(Medvedev)는 세계의 시선을 온몸에 받으며 록스타처럼 세계 정치무대를 휘두르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되찾은 국가에 대한 신뢰와 영광으로 박수를 보내고.

지금 지구촌은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난데없이 일찍 찾아온 폭염 속에 우리는 시달리고, 중부에서는 물난리, 중국에서는 지진, 미얀마에서는 싸이클론(Cyclon)으로 죽어가고, 굶어가고,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이 어려운 시절에 어떻게 해야 하나? 이왕지사 만날 수 밖에 없었던 운명적 인연이었다면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서로 배려하고 사랑
으로 꾸려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어차피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