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변해야 산다

2008-06-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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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신학박사/부르클린제일교회 목사)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비자금 문제 때문에 얼마 전에 사임했지만 그가 남긴 변화에 대한 경영철학은 삼성 뿐만 아니라 한국과 세계 경제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발표한 그의 신경영 철학은 삼성을 로컬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건희 전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는 변화에 대한 강력한 도전을 하였다. “국제화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3류가 될 것이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절대 1류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이 전 회장의 변화에 대한 강력한 도전으로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휴대폰, 디지털 TV 등은 세계 1위가 되었다. 과거 15년 동안 삼성의 시가 총액이 40배 성장했고 세전 이익이 28배 성장했다. 변화를 위한 몸부림치는 노력으로 이룬 성과이다.변화가 이런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왜 변화를 싫어하는가? 그 이유는 주로 변화에 대해서 느끼는 두려움 때문에 변화를 거부한다고 한다. 혹시 시도했다가 안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현시대에는 생존할 수가 없다.예를 들면, 1970년대 중반까지 스위스 시계산업은 세계시장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1970년 후반부터 일본과 홍콩의 시계들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스위스
시계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1974년에 9,000만개에서 1983년에는 4,000만개로 시계 생산이 급감했다. 그 이유는 변화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자시계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에 스위스는 전자시계를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시계 하면 시침과 분침이 있어야 시계이지 숫자로 표기되는 전자시계를 시계로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길 거부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전자시계 아이디어를 받아들였다. 이렇게 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한 결과 지금은 일본 시계가 세계 시계시장을 주도하는 시대가 되었다.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는 너무나도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다가올 10년의 변화가 지난 50년의 변화속도를 압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급속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다. 지금 젊은 세대는 구매방식에 있어서도 기성세대와 현저히 다
르다는 점을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잘 알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필자도 과거 10년 전에는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샤핑몰에 쫓아갔으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물건을 알아보고 가격을 비교해 보고, 마우스로 클릭해서 주문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곧 모든 오프라인 스토어들이 온라인 스토어의 도전에 대비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가 없음을 시사한다.오히려 이런 변화의 추세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해서 온라인 스토어의 위력을 잘 활용한다면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를 수용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이 비즈니스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기독교 신앙도 근본적인 출발점이 변화에서 시작한다.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은 다 변화되었다. 11제자가 변화되었고 바울이 변화되었고 사마리아 성에서 남편을 다섯씩 갈아치운 여인도 변화되었다.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가치관이 변화된 자만이 진정한 크리스찬인 것이다. 그러나 변화되지 않은 가롯 유다는 돈을 위하여 스승을 판 자가 되었다.교회에 다닌다고 모두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영적인 거듭남을 경험한 자만이 진정한 그리스도
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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