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길고 긴 석유파동의 시작

2008-06-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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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일(스미스타운)

2000년 원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30달러였다. 2차 석유파동으로 잠자던 북해 유전의 과감한 개발과 앨라스카의 유전 개발로 석유를 무기화한 OPEC에 대항할 수 있었던 처방이었다. 이로서 OPEC은 더 이상 자신들의 원유를 원하는 만큼 무기화를 하지 못하였다.

내가 런던에서 PMJ 회사를 찾았을 때 옆방에는 중동인들이 아침 8시인데 심심해서 우두커니 앉아있거나 신문을 보는 모습들이 보였다. P회장에게 ‘저들은 올 때마다 저렇게 앉아있는데 왜 안 만나주느냐’고 물었더니 저들은 왕자들인데 8시에 출근해서 4시까지 앉아있다가 퇴근해야 본국에서 돈을 보내준다고 했다. 즉 돈을 꾸러 왔다고 한다.이미 2050년까지 금융시장에서 돈을 꾸어갔기 때문에 더 이상 꾸어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2050년 석유가 바닥이 난다고 하는 시한까지 담보로 돈을 빌려다가 흥청망청 쓰고 있으니 무엇을 더 도울 수 있겠느냐는 결론이다.


이미 1979년 이란의 호메이니 혁명으로 중동의 GNP는 3만달러였는데 자발적 실업자는 35%였다. 즉 일하는 것보다 실업자 수당으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자발적 실업자들을 석유 수입국가들이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가 된다.원유생산 최고치는 2005년 7,400만 배럴(하루)에서 2007년에 7,300만 배럴로 감소하기 시작한 것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것은 45개국 원유 생산국 중에 28~30개국의 최고 정점에서 하향되고 있다는 증거가 발표되고 있다. 또 유전 개발의 최고 정점은 1954년으로 지금까지 계속 줄어들고만 있다. 즉 50년간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석유가 어느 정도 계속 생산이 된다고 해도 원유가격이 계속 상승해서 배럴당 500달러가 된다면 이 돈을 주고 사올 나라가 몇이나 되고, 이런 가격으로 생산된 제품의 고가격을 지불할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결국 구매력이 떨어지고 원유시장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로 역겨운 그림밖에 안된다. 지금 화려했던 석유 파티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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