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가 넘은 한국인의 아우성

2008-06-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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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지금 한국에서 벌떼같이 아우성치는 한국인의 광기, 조급증, 불합리, 저급증은 어디서 나오는가.5,000만 국민 중 한 사람의 광우병 환자가 나올 확률이 20년에 한 명이나 될까말까 한데도 난리다.

대선 때 나는 MB를 지지하진 않았지만 나는 그가 박정희 이후 최고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가 고생을 해 본 사람이라는 것과 밥 한 술, 물 한 모금의 의미를 깊이 깨달은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몇달 되지도 않은 사람에게 물러나라느니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니 한국인들은 지금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있다.


CEO 식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느니(설사 그랬더라도 그게 어째서) 말 못하는 본인에게 그리도 모질게 굴어야 되나.“의심스러우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라(Give the benefit of doubt)”는 말은 미국의 법 정신이
기도 하다.좀 마음에 안 들어도 앞으로 잘 하겠지, 우리가 뒤에서 밀어주자, 그래도 눈물 젖은 빵조각을 씹으며 살아보려고 외롭게 지내온 사람이나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설사 뭘 잘못해도 ‘우리 대통령,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고 격려하고 받쳐줄 수 없을까.

경제가 나쁜 것도 유가가 오른 것도 MB 책임이 아니다. 뭣을 어찌 하라느니, 이러면 더 좋아질 것이라느니 하는데 내가 보기엔 너무 무지한 소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자기는 못 하나? 사회 구성원 각자의 인권과 자유를 인류 최상의 가치로 보며 제도적으로 이를 최대한 보장한다
는 점에서 민주주의는 인류가 진화시킨 최고의 제도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개인의 권리에 따르는 책임을 진다는 것. 사회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항상 ‘제정신’일 것, 부화뇌동하지 않을 것, 법질서를 존중할 것 등이다.

대한민국은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좀 못살아도 국격(國格)을 지키고 신의를 존중하며 남이 보아서 ‘한국은 범접할 수 없는 인류의 최상가치를 지키는 존재, 믿을 수 있는 우방’ 정도의 평가를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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