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글 꿈

2008-06-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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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천수(커뮤니티센터 디렉터)

필자는 근 반세기를 이곳 미주에 살면서 여러 모양의 한인사회 일에 참여해 왔다. 그런 사람이 자식들도 손자까지 한글도, 말도 못 가르쳤다는 비난을 심심찮게 들어왔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전혀 아니다. 다만 결과가 문제이다.
아들 딸에게 한글을 가르쳐야 한다는 동기 부여에 롱아일랜드 한국학교 - 영어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제까지 존재하며 수많은 한국학생에게 한글을 깨우쳐 주었지만 실상 내 자식은 못 가르쳤다.아니다 싶어 딸을 연세대 한국학교에 유학을 보냈다.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느리가 백인이다. 신기하게도 제 자신과 딸이 함께 한글을 배우고 싶어했다. 주위에 몇몇 3세 한인 아동들도 배우고 싶어했다. 문제는 영어권에 있는 한글 선생님이 있어야 했다.


김송희 시인에게 요청했다. 그런 선생님을 물색해 달라고. NYU에서 2중언어 교육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후랜시스 루이스 고등학교 교사로 있는 유숙희 선생님이었다.소수의 영어권 성인과 아동을 데리고 지난 6월 2일 Korean Language Class for English Speaking Beginners 를 개강했다. 처음 한글을 대하는 첫 오리엔테이션 클래스였다.

필자와 보조교사와 학부모들까지 강의에 참여했다. 수강생 모두가 받침 없는 기초 한글 개념을 터득했고 가,나,다,라… 하까지 외우고 여러번 썼다.
필자의 ‘꿈’이 이루어지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필자는 다시 꿈을 꾼다. 이들과 주위의 국적 상관없이 한글을 배우게 해서 이들이 다른 초급생을 가르치고, 한국문화의 전령이 되는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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