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사리 채취 면허증

2008-05-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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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환(뉴저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 어느 다른 민족들보다 채식을 많이 한다. 산이나 들에 나는 것 중에서 갓 나온 새 싹은 거의 다 먹는다고 보면 된다. 미국 백인들이 먹을 줄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맛있게 즐겨 먹을 수 있는 나물은 산이나 들에 많이 널려있다. 그런데 미국 주류사회의 백인들이 먹을 줄 모른다고 다른 민족들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은 큰 모순이다.

미국정부 당국은 산나물 채취는 일괄적으로 무조건 금지만 할 것이 아니라 면허증을 발급하여 일정한 일일 채취량 만큼은 채취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 그들이 먹을 줄 모르는 잉어, 뱀장어와 Blue Fish는 연중 거의 무제한 잡게 허용하면서 계절에 따라 조금씩 채취하여 각자 집에서 먹는 산나물 채취까지 금지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이제 바야흐로 고사리 철이 되었다.내 친구가 고사리를 낫으로 베어올 수 있을 만큼 큰 고사리 밭을 발견했는데 10년이 넘도록 아무한테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나도 지난 여러 해 동안 그런 고사리 밭이 어디 있는지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서 드디어 엄청나게 큰 고사리 밭을 찾아냈다. 이곳을 재미 동포사회에 공개하려는데 주위에서 모두 가로막고 반대한다. 그렇게 하면 그 고사리 밭이 하루아침에 모두 폐허가 될 수도 있고 또 그런 것이 미국사회에 큰 문제를 야기하여 한인들의 명예가 크게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한인회에서 관계당국과 교섭하여 산나물 채취 면허증 발급 권한을 위임받아 하루 일정량만(예컨대 하루 1인당 20파운드) 채취할 수 있게 지도, 계몽할 수 있기 바란다. 그와같은 고사리 채취 면허증 발급은 한인회 재정을 풍부하게 도울 수 있고, 산나물 채취 활동을 통해 친자연 정서함양을 기할 수 있고 또 식생활 개선을 통해 재미동포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면 면허증을 발급하여 사슴이나 꿩, 뱀장어와 잉어 등을 잡을 수 있게 하면서 산나물 채취만 금지하는 것은 문화 차별로서 개선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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