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황우석 박사의 귀환’과 한국 바이오사업의 미래

2008-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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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취재1부 기자)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2006년 3월 파면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지난 21일 아폴로 그룹 회장인 존 스펄링 박사의 애완견 미시의 복제견 5마리의 탄생을 성공시키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황의 귀한’으로 불리는 이번 복제견 탄생 성공으로 인해 이미 22일 한국 증시에는 황 박사의 증시 입성 창구로 꼽히던 에스티큐브와 제이콤이 각각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또한 산성피앤씨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1만15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은 물론 메디포스트(7.07%)와 중앙바이오텍(6.56%), 세원셀론텍(3.51%), 이노센(2.65%) 등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강
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이 실제 한국 경제에 큰 이득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이는 바로 연구의 상업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특허권 문제 때문이다.황 박사는 실제로 이번 복제견 상업화를 위해 복제양 둘리의 특허권을 관리하는 스타팅라이선스사와 손을 잡고 연구를 진행, 개와 고양이 그리고 멸종위기 동물복제에 대한 전용실사권을 확보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즉 상업화를 통해 얻어 들이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미국과 영국 기업들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과거 황 박사의 치료용 줄기세포 연구가 국가적인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을 당시 미국 내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치료용 줄기세포 연구 성공 후 상업화를 위한 특허권 분쟁을 강력히 경고했었
다.이는 한국보다 훨씬 먼저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한 미국 및 유럽 지역 기업들이 초창기 복제 연구 성공 후 원천기술에 대한 범위를 너무 넓게 지정해 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수백억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해 세포 복제 기술을 상업화 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내수용을 제외하고 국외로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들과의 특허 분쟁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국내 수의과 대학 관계자들은 황 박사가 논문 조작사태에 연루됐지만 실제로 동물복제 분야에 관한 기술력은 세계 최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세계 최고 기술을 통해 실질적인 국익을 얻기 위해 연구지원 뿐만 아니라 연구 성공 후 특허 문제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과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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