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에 필요한 정책 변화

2008-05-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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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율(교육학박사)

민주당 대통령 유력 후보자 오바마는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다방면(의료보험, 지구온난화, 에너지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시급히 변화되어야 할 현 부시정부의 국가관, 세계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이라크전쟁 시작 후 겨우 3개월만에 부시대통령은 전쟁 ‘사명 완수’라는 현수막 하에 당당하게 서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5년이 지난 오늘, 전쟁의 끝은 안 보이고 이라크의 반군, 종파간의 싸움, 테러 범죄단은 13만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게 하고 있다. 전쟁비용은 상상을 초월해 차
세대까지 빚을 지게 하고 있으며 아프간 전쟁 역시 종결이 없고 도처의 테러행위에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더우기 9.11 참사 이후 미국의 강력한 간섭주의는 세계의 여론을 반미로 몰아부쳐 놓았다. 2007년 BBC 여론조사에 의하면 전세계 응답자 중 반 이상이 미국은 부정적 영향을 세계에 주고 있다고 하며 미국을 북한, 러시아, 베네수엘라보다 덜 좋게 평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구소련 붕괴후 경쟁자 없는 초강대국(Hyper power)이 되면서 의견을 달리하는 주권국가들을무시한 정책 때문이었다. UN의 승인이나 우국 불란서, 독일, 캐나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책 결정이 2002년 9.11 이후 즉시 국가안전 절약회(NSS)에서 이루어졌다. 여기에서는 첫째, 미국의 민주주의, 자유무역시책의 고집, 둘째로 테러의 제거를 위한 선제공격 허용, 셋째로 미군의 군사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도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골자였다.

민주당 후보는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를 기정사실로 발표하고 있다. 최첨단 무기를 가지고도 군사적으로 해결을 못하고 있으니 철군을 하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철수는 간단하지만 그 후의 혼란의 해결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그 대안은 단연 대화를 통한 해결 모색밖에 없다. 가까이는 이란, 시리아, 그 외 중동국과의 대화를 통해 협조를 구하는 것이다. 오바마 후보는 일찍 이들 국가와 무조건 대화를 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같은 진보의 힐러리 후보마저 반문을 제기하니 그 후는 소식이 없다.

카터 전 대통령은 중동문제 해결에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 하마스와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 이스라엘 해결책의 실마리를 뚫었는데도 부시행정부는 더 추구할 생각도 없고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 카터 전대통령의 독백은 “부시행정부의 대화 거부가 문제”라고 하였다. 그는 쿠바와도 국교 정상화를 부르짖고 있다.
약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플로리다, 쿠바 난민의 눈치를 보며 이념을 달리한다고 가난한 적은 섬나라를 적대시하고 있다. 쿠바를 어루만지고 비록 사회주의를 지향한다 하여도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와 친근관계를 맺는다면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미국의 위치는 급변화될 것이다.

로마가 근 2000년 동안 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각 민족, 종교문화에 대한 관용(tolerance)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예일대학의 Amy Chua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기술하고 있다.미국도 이같은 원칙을 받아 군사력이나 정치적 강압이 아니라 인도적, 도덕적 차원에서 모범을 보이고 ‘교토 기후 조약’이나 ‘국제형사재판소’ 등도 거부하지 말고 세계 각국과 협력하여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의 여론을 친미감정으로 돌려야 한다. 이 길만이 미국인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우국의 적이니까, 적성국가 단체이니까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선을 긋는 현 정책을 고집한다면 초강대국 미국의 안전은 요원한 것이다.
고 케네디대통령의 취임 연설문에 있듯이 “결코 협상을 두려워 말고 화합을 모색”하는데 노력을 하면 길이 뚫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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