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서 맞는 어머니날

2008-05-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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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한민족포럼재단 사무국장)

이국땅, 뉴욕에서 여섯번째 맞이하는 어머니날(Mother’s Day)에 새삼 ‘어머니’라는 존재를 생각해 본다. 어머니, 이 세상에서 이 말보다 더 위대한 언어는 다시 없을 것이다. 어머니라는 존재를 위대하게 여기는 것은 세상 모든 나라 사람들에게 공통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유대인의 교훈서인 ‘탈무드’에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보냈다”는 구절이 어머니의 위대함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영국 문화원이 전세계 비영어권 국가 102개국 4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세계인들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영어단어는 다름아닌 ‘어머니(Mother)’였다고 한다. 누군가 희생이 있었기에 다음 세대가 존재하게 된다는 것은 대자연의 섭리(攝理)다. 특별히 동물과 달리 인간세계에서 오늘의 우리는 어머니라는 위대한 이름의 사랑과 헌신적 희생이 없이는 존재하기 어렵다.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으로 우뚝 선 사람들을 수없이 보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몇년 전 작고한 미국의 흑인음악가 레이 찰스가 있다. 그가 생전에 시각장애와 유색인에 대한 차별의 높은 벽을 넘은 ‘솔(Soul)의 거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어머니의 지고한 사랑의 힘’이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가 일곱 살에 시력을 잃은 장애아가 되었지만 이런 장애와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솔 음악의 세계적 거장으로 홀로 설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그의 어머니의 희생의 덕택이었다고 말한다.

위대한 발명가 에디슨도 상상력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많았으나 틀에 박힌 학교교육과 청각장애 때문에 학교 공부를 싫어했고 이로 인해 문제아로 낙인찍혀 더 이상 학교가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역시 청각장애와 학교 공부의 무능함을 극복하고 인류사회를 빛낸 위대한 발명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옛날 중국에 백유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의 회초리를 맞으며 자라 훗날 훌륭한 재상이 되었던 사람이다. 그런 백유는 어느 날 자신을 매질하는 어머니의 회초리가 전혀 아프지 않자, 어머니가 노쇠해져 힘이 빠져 그렇다는 사실을 깨닫고 통곡을 했다는 아름다운 고사가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큰 종교의 가르침 중에는 반드시 “부모님을 공경하라”는 대목이 나온다. 성경(Bible)은 특히 ‘십계명’ 중 다섯번째 계명에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내 생명이 길리라”고 하였다. 하나님 이외에는 다른 신들조차 섬기지 말라는 기독교가 “부모를 공경하고 섬기라”는 그 뜻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부처도 효(孝)를 강조해 말한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서 “부모님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부모님을 양 어깨에 메고 수미산이 다 닳도록 모시고 다녀도 갚을 길이 없다”고 했다. 우리는 눈앞의 물질만을 향유하면서 살기 바쁘고 힘들다며 우리들의 가장 소중한 부모님의 사랑을 흘려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어머니날을 맞아 하루만이라도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겨 보자.

오늘의 내가 있게 된 인연의 끈인 어머니, 즉 부모님의 효도에 대한 생각마저 놓쳐버린다면 뿌리 뽑힌 나무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조국에서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이 있는 ‘가정의 달’ 5월은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하는 싱그러운 계절이다.우리 모두 5월의 티없이 맑고 푸르른 하늘처럼 순수한 동심을 회복하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우리 모두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 가운데 진정한 행복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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