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내의 생각에 의하면

2008-05-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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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옥(사회과학원 강사)

힘들던 유학 초기 시절, 모이면 자신들이 먹은 라면 길이가 지구를 몇 바퀴 감고도 남을 것이라는 얘기를 곧잘 했다. 불혹의 부모에게서 태어나 허약했던 필자가 결혼 후 의사 찾는 일 없었던 이유는 아내에 의해 선정된 좋은 음식만을 권유받은 때문이라 믿는다.

관리된 식탁은 아내에게도 축복을 주어 전문직에 종사하며 고희에 가까워도 지칠 줄 모른다.“서울에서 미국 소고기를 빙자해 데모하는 사람들과는 마음이 함께 교감할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먹기도 전에 말만으로 그들은 이미 광우병에 걸린거예요. 그들의 생활은 소리 공해 속에 새벽잠 깨우고 오염된 물과 공해 음식으로 끼를 떼우고, 교통지옥 속에 더러운 공기 마시며 출근해서는 불합리한 사회관행에 의한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장시간 일해야 하고, 지친 몸으로 퇴근해서는 자녀들과 함께 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울텐데, 어느 하나 취할 수 없는 불신사회에서 만들어진 식품이 일용할 양식이 되고, 개천에서 잡은 생선을 날 것으로 먹으며 몸에 좋다며
지렁이까지도 동내는 사람들이 좋은 환경에서 키워지는 미국 소에 미국정부에 의해 검증된 양질의 미국 고기가 한국인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니... 살아있는 미국 소들이 한참 웃을 일이예요.


중국인에 의해 자국민이 자국 땅에서 몰매 맞아도 끽소리 못하는 겁 많은 사람들이 미국 소고기 헐뜯는데는 그토록 정의스러우며 이해 안되는 의료지식도 많아요. 갓 젖을 뗀 아이의 배 크기에 기준한 것같은 1인분 불고기를 우리보다 3~4배 비싸게 먹는 그들이 정상인일 수 없어요. 불고기 맛은 다양한 양념이 맛을 내주는 것인데 한우 맛이 좋다 해서 외국산 고기를 한우로 알고 먹고 즐거워하며 허공에 떠서 사는 그들이 측은하기까지 해요.
노던 블러바드를 따라 즐비한 한인식당에서 불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한인 뿐이 아니다. 외지에서 온 백인들도 많은데 병 걸렸다는 사람 없어요. 서울 사람은 미국에 이쑤시개까지 마음대로 가져다 팔면서 미국 농민이 양질의 고기를 공급하려는 기회를 놓고 너무 죽는 소리 하는거예요.

지난 날 여학생 교통 사망 때 벌어진 반미데모와 이번 것의 모습이 꼭 닮은 것을 보면 미국을 흠집 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세력의 사주로 보여요. 그들 중에는 학생들이 있고, 그들은 정치선생에 의해 ‘미국은 한국인의 원수’라 배우며 키워진다는 거예요. 사과 하나 따먹어도 ‘수령님의 은혜’라 하는 정치 광신자는 북녘땅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멀쩡한 미국산 고기를 싸게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놓고 반미데모 하는 서울 사람은 그것에 광우병 증세까지 보이는 중환자들이 틀림없어요.

큰일 해냈다 자부하는 데모 주동자들이 다음 정권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출세하게 될지 궁금해요. 자신들이나 자기들의 자식들은 미국에 보내 공부 시키려다 여의치 못한 사람들로까지 보게 되는 것이 어찌 나 뿐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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