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광우병 파문 확산 막아야

2008-05-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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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의 전면수입을 앞두고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한국 국민들 사이에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한인들의 마음이 착잡하다. 미국산 쇠고기로 인해 인간 광우병 감염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계속 확산될 경우 미국 거주 한인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광우병 감염가능성에 관한 의문은 현재 정부여당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포기한 정권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서명운동으로 까지 확산되는 등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이 서명운동에는 벌써 60만 명이나 되는 국민들이 참여했고 또 시민을 비롯, 직장인, 학생 등 1만 여명이 도심 한가운데 모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한다. 이처럼 사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광우병 감염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나 확실한 수준의 검증절차 없이 소문과 정확한 진위를 밝힐 수 없는 사이버 공간의 루머들이 우려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어 이런 상황이 쉽게 가라앉을지 미지수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확실한 해명 없이 덮어놓고 ‘미국 소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해온 한국 정부 측의 안일한 태도에도 일차적인 문제가 있다. 한국정부는 논란이 분분한 광우병에 대해 어떻게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사실을 알리고 충분히 이해시켰어야 했다. 그리고 국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최대한 미국과의 논의를 통해 문제가 없도록 추가대책을 강구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어야 했다. 한국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쇠고기수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본질과는 다른 방향으로 상황을 더욱 부추기면서 악화시켜 가는 것이 아닌가. 그 여파는 한인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로 FTA 미 의회 비준이나 한미 간의 새로운 경제 및 외교 현안들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파문이 오래 갈 경우, 결과적으로 등 터지는 것은 미국 속의 한인들이다. 그러므로 쇠고기 수입문제로 인한 파문이 더 이상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

뉴욕한인회도 이에 대한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 성명서 발표 및 공청회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에 관해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나섰다. 이는 국내에서 확산되는 광우병의 파문을 막기 위해서다.
또 정부에서도 일본과 대만 등 대미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그 기준에 따라 미국에 추가개정요구를 검토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한국정부의 이런 발 빠른 대응으로 광우병 논란이 하루속히 가닥을 잡아 더 이상 파문이 확대되지 않기를 재미한인들은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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